▲ FIFA 월드컵 우승 트로피. 2년 마다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생겼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FIFA가 월드컵 개최 주기를 4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축구 전설 파울로 말디니가 강하게 반대 의견을 냈다.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 AC밀란 스포츠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말디니는 최근 이탈리아 통신사 ANSA와 인터뷰에서 월드컵 2년 개최에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월드컵 2년 개최는 좋은 생각이 아니다"며 "거의 한 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을 파괴하고, 세계에서 가장 고유한 스포츠 행사의 중요성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은 1930년 시작된 이래 4년마다 한 번 개최되고 있다. 2022년 카타르에서 22번째 월드컵에 열린다.

월드컵 격년제 논의는 지난 5월 FIFA 글로벌 축구 발전 책임자인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벵거는 월드컵을 2년마다 개최하면, 국가대표 대회와 클럽 대회를 명확하게 분리하고 불필요한 경기 수를 줄여 선수들의 과도한 경기 출전을 줄일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FIFA의 경제적인 목적이 아니냐"는 질문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알렉산더 세페린 UEFA 회장도 월드컵 격년제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세페린 회장은 "FIFA의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월드컵을 평범한 행사로 바뀌도록 할 수 없다. 2년 개최는 월드컵의 역사적·전통적 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디니는 "스포츠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FIFA가 누군가 잘못 생각한 이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것을 원했으면 한다. 우선 2년 개최는 각 클럽들의 미래와 함께 선수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선수들과 연맹, 그리고 클럽 모두 월드컵 격년제가 손해에 비해 혜택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월드컵 격년제를 추진하고 있는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슈퍼볼은 매년 열리는데 월드컵이 2년마다 열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FIFA는 지난달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축구 팬을 대상으로 월드컵 2년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스포츠 연구 기업 IRIS이 여론조사 업체 YouGov와 함께 23개국 2만3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1만5008명 중 55%(8234명)가 월드컵이 더 자주 열리길 원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45%는 현재 4년 주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년 주기 역시 30%로 적지 않은 의견이 나왔다. 3년 주기는 14%, 1년 주기는 11%였다.

FIFA는 다음 달까지 각국 축구협회의 의견을 들은 뒤 연말 글로벌 회의를 통해 확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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