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후반기 평균자책점 5.50. 류현진(34,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어울리지 않는 이 성적은 '에이스'라는 수식어까지 박탈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60경기 단축 시즌을 치른 지난해는 12경기, 5승2패, 67이닝, 평균자책점 2.69 활약으로 토론토의 가을 야구를 이끌며 호평을 받았다. 올해도 14승(10패)을 책임지긴 했지만, 31경기에서 169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이 4.37까지 치솟았다.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25경기 이상 등판한 5시즌 중에서 평균자책점 4점대가 넘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토론토 팬들과 지역 매체들은 노골적으로 류현진을 향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전반기 17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할 때만 해도 '토론토 선발진을 홀로 이끄는 에이스'라고 부르더니, 후반기 14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50으로 고전하자마자 로비 레이에게 에이스 수식어를 넘겼다. 9월 이후 등판한 5경기에서는 19⅔이닝, 평균자책점 7.78로 고전한 게 결정적이었다.

그래도 아직 2년 계약이 더 남아 있고, 투자 효과를 누리려면 류현진 활용법을 조금 더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토론토 팬사이디드 '제이스저널'은 15일(한국시간) '9월 그리고 10월(포스트시즌)까지 최상의 컨디션인 류현진을 보고 싶다면, 토론토는 류현진 활용법에 변화를 줘야 한다. 그러면 베테랑 좌완은 여전히 에이스급 투수로 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야구 관계자들은 평소보다 투수들이 더 많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리그에서 그런 사례를 볼 수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달 목이 불편해 부상자명단에 오르기 전까지는 매우 규칙적으로 로테이션을 지키며 시즌 대부분을 그의 건강한 시즌들 가운데 하나처럼 보냈다. 어쩌면 정말 목 부상이 그를 괴롭혔을 수 있지만, 대다수는 류현진에게 휴식을 주는 의미가 더 컸을 것이란 생각에 동의할 것이다. 이 전략은 꽤 잘 통했고, 류현진은 복귀했을 때 재충전이 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기 성적을 살펴보면, 류현진의 능력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토론토 선발투수들 때문에 가려졌을지 몰라도, 올스타브레이크 전까지 그는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선발 가운데 하나였다. 5월과 6월 불펜이 붕괴됐을 때는 류현진의 이닝이터 능력에 의존하기도 했다. 불행하게도 그래서 류현진이 후반기 들어 아메리칸리그에서 최악의 선발투수 가운데 한 명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체력이 가장 큰 문제라는 뜻이다. 

달라져야 할 류현진 활용법은 간단하다. 체력이 문제라면 휴식을 주면 된다. 매체는 류현진이 때때로 짧은 이닝을 던지게 하거나, 가끔은 등판을 건너뛰면서 체력을 유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적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안했다. 

다음 시즌 토론토 선발진은 일단 류현진과 호세 베리오스, 알렉 마노아까지는 고정이다. FA인 레이와 스티븐 마츠가 남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네이트 피어슨, 로스 스트리플링, 토마스 해치, 앤서니 케이 등 선발 등판이 가능한 투수들이 여럿 있다.  

매체는 '피어슨, 스트리플링, 해치, 케이 등 4명이 다음 시즌 류현진이 조금 더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돕는다면, 그의 성공에 결정적인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스트리플링은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불펜으로도 가치가 있고, 때로는 선발투수로도 나설 수 있다. 다음 시즌에도 스트리플링이 이런 임무를 맡아주면, 토론토가 조금 더 유연하게 투수진을 운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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