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도루하는데, 투수 뒤통수를 때리는데 어떻게 하나."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1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포수 최용제(30)를 이야기하다 웃음이 터졌다. 최용제는 올 시즌 특급 대타로 맹활약하며 두산의 4위 사수 레이스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대타 타율 0.419(31타수 13안타)를 기록하며 적재적소에서 천금 같은 안타를 때리고 있다. 

대타로 쓰임이 커지면서 최용제는 2014년 육성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래 가장 많은 1군 경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 6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87타수 27안타) 15타점을 기록하며 조금씩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대타로 인정 받으면서 타석에서는 큰 자신감을 얻은 한 해였지만, 본업인 포수로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최용제는 "선발로 많이 나가고 싶은데, 선발로 나갈 때는 결과가 너무 안 좋아서 자신감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다. 준비는 꾸준히 하고 있다. 수비로는 믿음을 더 쌓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갈 수 있을 때 믿음을 더 쌓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의욕을 보였다. 

최용제의 의지를 전해 들은 사령탑은 "도루하는데 투수 뒤통수를 때리는데 어떻게 하나"라고 답하며 껄껄 웃었다. 최용제는 지난달 15일 잠실 kt 위즈전 6회초 1사 1루에서 1루주자 배정대의 2루 도루를 저지하려다 투수 최원준의 목 부근으로 공을 던졌다.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최원준은 한동안 고통스러워했다. 최용제도 이날을 기억하며 "수비로 더 인정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수비는 아무래도 (박)세혁이 (장)승현이 보다는 덜하다고 본다. 투수들과 호흡도 경기를 안 나가다 보니까 그만큼 감독으로서 내가 점수를 못 주는 것 같다. 대신에 확실한 대타 카드로 쓰고 있는데, 주전 선발로 나가는 게 본인은 중요할 것이다. 나중에 그런 기회가 또 있을 테니까. 사실 올해가 거의 1군에서 제일 오래 보내는 시즌이다. 투수들과 편해지고 그러면 본인한테 선발 기회도 자주 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대타로서 최용제의 장점은 확실하다. 김 감독은 "콘택트 능력이 좋다. 그러니까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대타로서 콘택트가 안 좋으면 중요할 때 쓸 수가 없다. 용제는 주자 3루나 2, 3루일 때 나간다. 장타보다는 콘택트가 필요할 때 내는 타자"라며 앞으로도 타석에서 힘이 되어 주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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