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맥스 슈어저.
▲ LA 다저스 개빈 럭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슈어저가 나온 줄도 몰랐어요. 급하게 빨리 화장실을 다녀와야 했거든요."

LA 다저스 중견수 개빈 럭스는 마운드에 선 맥스 슈어저(37)를 보고 깜짝 놀랐다. 15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 1-1로 맞선 9회초 코디 벨린저의 1타점 적시타가 터져 2-1로 역전한 상황. 9회말 수비를 앞두고 럭스는 급히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고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뒤늦게 마운드에 선 투수가 슈어저라는 것을 깨달았다. 

럭스는 "빨리 화장실에 갔다가 돌아왔고, 나는 '맙소사, 슈어저가 경기에 나왔잖아' 이렇게 반응했다. 나는 바로 컨디셔닝 코치한테 가서 '경기에 슈어저가 나온 걸 보니까 완전 흥분된다. 지금 상황에서 슈어저보다 더 확실히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투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말 나를 흥분되게 했다"고 상황을 되돌아봤다. 

9회말 불펜 문을 열고 뛰어나오는 슈어저를 지켜본 선수도 있었다. 결승타의 주인공 벨린저다. 벨린저는 "우리는 슈어저가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어느 순간이든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이야기했다. 어느 이닝이든 우리가 필요할 때 나오겠다고 했다. 슈어저가 슈어저 한 것이다. 그는 승부사고 정말 멋있다. 커리어 첫 세이브 상황이었지만, 나는 믿고 있었고 그래서 정말 특별했다"고 이야기했다. 

슈어저는 지난 12일 샌프란시스코와 NLDS 3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10구를 던진 상태였다. 이틀만 쉬고 마운드에 서기란 쉽지 않았지만, 슈어저는 13일 열린 4차전에서 다저스가 7-2로 승리해 시리즈 2승2패 균형을 맞추자 14일 불펜 투구 일정을 취소했다. 그리고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부문 사장에게 "내일 밤(15일) 어떤 상황이든 내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 난 준비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프리드먼 사장은 "우리의 계획, 그리고 희망은 슈어저가 필요한 상황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명백히 그가 필요했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슈어저 영입은 정말 좋은 트레이드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슈어저는 1사 후 크리스 브라이언트를 3루수 포구 실책으로 내보내긴 했지만, 다음 2타자를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경기를 끝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 14년 만에 생애 첫 세이브를 챙긴 순간, 그는 누구보다 크게 포효하며 챔피언십시리즈행을 자축했다. 
 
슈어저는 올해 나이 37세 79일로 집계를 시작한 1969년 이후 포스트시즌 승자 독식 경기에서 세이브를 챙긴 최고령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슈어저가 큰 승리를 지키긴 했지만, 대가가 뒤따랐다. 17일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 슈어저가 나올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워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때로는 선수를 믿어야 하고, 내가 말했듯 대가가 따른다. 하지만 오늘(15일)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경기를 이기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슈어저가  최고의 옵션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슈어저는 16일 팔과 몸 상태를 확인한 뒤 1차전 등판 여부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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