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부산국제영화제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코로나19 시대에도 영화는, 영화제는 계속된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5일 폐막식과 함께 10일간의 축제를 마무리했다. 이날 오후 6시30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배우 이준혁과 이주영의 사회로 폐막식이 열렸다. 레드카펫에 이어 뉴커런츠상, 올해의 배우상 등 각 부문 시상식이 열렸다. 폐막작으로는 홍콩의 전설적 가수 겸 배우 매염방의 일대기를 다룬 렁록만 감독의 '매염방'이 상영됐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영화 상영에만 집중하며 명맥을 잇는데 만족해야 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신임 허문영 집행위원장 체제에서 과감하게 관객을 향해 나갔다. 성대한 레드카펫, 관객 1200명이 참여한 개막식을 열며 축제의 귀환을 알렸다. 야외상영은 물론 오픈토크와 무대인사 등 다양한 부대인사 또한 정상 개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여러 스타들이 참여한 가운데 노마스크로 진행된 레드카펫은 돌아온 부산국제영화제의 저력을 알리는 상징적인 행사였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000명 이상의 일반 관객이 참여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행사로, '위드 코로나'의 시험대로 특히 주목받았다. 방역 당국, 부산시와의 긴밀한 협력 속에 열린영화제인 만큼 철저한 방역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영화제 측은 72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 결과를 받은 사람 혹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이후 14일이 경과된 사람만으로 개막식 참석 대상을 엄격히 제한했고, 전 운영진은 물론 스태프, 외주업체 직원, 국내외 게스트와 취재진까지도 이 기준을 지키도록 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 제공|부산국제영화제
영화제 측은 10일 간의 영화 축제를 결산하며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갖추고 운영돼, 개·폐막식을 비롯한 야외무대인사, 오픈토크 등 행사장에서도 관객과 영화인이 직접 소통하는 영화제 본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방역과 일상의 조화로 대중에게 힘과 위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이라고 자평했다.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과 사전에 핫라인을 구축, 영화제 기간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을 확인한 당일 선제적 역학조사를 마무리하고 추가 확산 없이 영화제를 마무리한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 ⓒ곽혜미 기자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전체 좌석의 50%만이 운영되는 가운데서도 관객의 열기 또한 뜨거웠다. 열흘 간 총 70개국, 223편의 영화가 상영된 가운데 좌석 점유율은 80%에 이르렀다. 야외극장에서 상영된 오픈시네마도 총 8일 가운데 5일이 매진됐고, 전체 상영 회차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매진을 기록했다. 드디어 열린 영화제가 코로나19로 억눌린 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기회가 된 셈이다.

이 가운데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프랑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을 비롯해 총 69명의 해외 게스트가 부산을 찾아 영화제의 의미를 더했다. 해외 게스트를 한 명도 초청하지 못한 지난해와 대조되는 결과다.

▲ 제공|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빛났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살아있는 전설 임권택 감독을 비롯해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임상수 김지운 등 여러 감독과 안성기 최민식 이병헌 류승룡 박해일 유아인 송중기 조진웅 엄정화 이제훈 최희서 박정민 한소희 전여빈 등 화려한 배우군단이 영화제를 더욱 밝혔다. 개막식에서는 지난 5월 작고한 '영원한 맏형' 고 이춘연 씨네2000 대표에게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과 한국영화공로상이 주어지기도 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대담은 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이 쏠린 하이라이트였다.

▲ ⓒ곽혜미 기자
'지옥' '마이네임' '포비든' 등 OTT 드라마 시리즈를 지옥에서 상영하는 '온 스크린' 섹션, 배우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액터스 하우스',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동네방네 비프'가 신설돼 호응을 얻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총 1300회가 넘는 역대 최고 미팅 건수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아시아콘텐츠어워즈, 아시아필름어워즈, 유튜브로 중계된 온라인 컨퍼런스 또한 주목받았다.

다만 2년 만에 정규 규모에 근접한 영화제를 재개하면서 영사사고가 2번 발생하고 기자회견이 2번 지연되는 등 운영상의 아쉬움도 있었다.

이용관 이사장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올해 영화제를 통해 영화제의 정체성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시대 영화제의 방향에 대해 칸, 베를린, 로카르노 등 해외 영화제들과 함께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아시아 영화, 콘텐츠, 스토리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해나겠다며 내년 '10개년 발전계획'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제공|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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