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미래의 중심타자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KIA 황대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경기고를 졸업하고 2015년 KIA의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황대인(25)은 고교 시절부터 장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래프트 순번은, 그런 KIA의 기대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다.

많은 지도자들이 황대인의 타격 재능에 매력을 느꼈고, 신인이었던 2015년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러나 당시 KIA에는 이미 기량이 완성 단계에 접어든 베테랑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황대인의 원래 포지션인 3루에는 이범호라는 거대한 산이 버티고 있었다. 수비도 문제였다. 기회는 생각보다 많이 오지 않았다. KIA는 미래를 보고 황대인을 일찌감치 입대시켰다. 다만 제대 이후에도 몇몇 문제점을 드러내며 고전했다.

그런 황대인의 잠재력을 탐낸 건 KIA뿐만이 아니었다. 몇몇 구단들이 황대인 트레이드를 타진한 건 업계에서 잘 알려진 일이다. 다만 KIA는 구단의 미래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었던 황대인 트레이드에 응하지 않았다. 그런 KIA의 선택은 올해 들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팀 타격이 현격하게 약해진 올해는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서며 1군 무대에 적응 중이다.

15일 수원 kt전에서는 2루타 두 방을 치며 자신의 타격 능력을 뽐냈다. 선발 4번 타자로 출전해 팀 클린업에 무게를 더했다. 황대인은 올해 72경기에서 52개의 안타를 쳤고, 이중 홈런이 9개다.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홈런에도 한걸음 다가섰다. 전반적인 타격 지표에서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KIA 야수 팜에서 이 정도 장타력을 갖춘 선수도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자연히 팬들의 기대치도 점점 높아진다.

황대인의 2022년이 더 기대를 모으는 것은 팀 사정과 연관이 있다. KIA는 올해 허약한 팀 타선으로 고전하고 있다. KIA는 15일까지 130경기에서 OPS(출루율+장타율) 0.674를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장타력이다. KIA는 올해 60개의 팀 홈런에 머물고 있다. 리그 선두 SSG(169개)와 비교하면 35.5% 수준이다. 구단과 팬들의 답답함도 계속 쌓여간다.

최형우 나지완 터커 등 그간 팀의 장타력을 이끌어온 선수들이 올해 모두 부진했고, 이들의 부진을 메워줘야 할 선수들의 등장도 지지부진했다. 게다가 올해 리드오프로 활약하며 팀 내에서 손꼽히는 공격 기여도를 보인 최원준은 내년 입대가 예정되어 있다. 여러모로 플러스는 잘 안 보이는데, 마이너스만 도드라지는 양상이다.

그 와중에 등장한 선수가 황대인이다. 타율과 출루율이 낮다는 단점도 있지만, 군 문제까지 해결해 이제는 더 걸림돌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시즌 초반에 비해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고 있는 9월 이후로는 볼넷/탈삼진 비율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1군에 적응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이런 황대인의 1루 자리잡기는 내년 팀 구상에도 큰 영향을 준다. 황대인이 확실하게 1루수로 눈도장을 찍는다면, 공격력이 좋은 외야수를 영입해 장타력을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 또 올해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공격력이 뛰어난 외야수 매물들이 많다. 하지만 반대라면 구상을 다시 짜야 한다. KIA가 타선 보강의 ‘플러스 알파’를 어디에 찍을지는 황대인의 성장세에 달려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남은 시즌 지켜봐야 할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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