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는 자신들의 페이스대로 차분하게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필요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15일 수원 KIA전을 앞두고 1위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팀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평소대로 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고 했다.

kt는 15일까지 132경기에서 72승52패8무(.581)를 기록 중이다. 한때 승패마진을 +25까지 챙겨놨던 적이 있으니 최근 들어 적지 않게 까먹은 것이다. 패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심리적으로 쫓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kt의 조급함과 달리, 밖에서 보는 객관적인 시선은 그렇지 않다. kt가 정말 고꾸라지지 않는 이상 2위권 팀들의 추월은 쉽지 않다.

당사자들이야 불안하겠지만, 이제 시즌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3경기 차이는 꽤 크다. kt는 이제 1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kt가 시즌 승률보다 훨씬 못한 5할 승률을 거둬 6승6패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kt는 78승과 승률 0.574(0.5735)로 시즌을 마친다. 

물론 무승부 변수가 있기는 하나 이 경우 2위권인 LG와 삼성이 답답해진다. LG는 kt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남은 15경기에서 11승4패 이상을 해야 한다. 삼성은 10경기에서 최소 8승이 필요하다. 올 시즌 전체적인 판도와 최근 두 팀의 들쭉날쭉한 기세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kt가 7승5패를 하면, LG가 12승3패, 삼성이 9승1패 이상을 해야 한다. 즉, kt는 산술적으로 ‘7승5패’ 시나리오를 짜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총력전을 벌여도 승산이 높다는 의미다. kt는 지금 쫓길 이유 없이, 이 감독의 말대로 자신들이 평소 하던 대로만 해도 정규시즌 우승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크다. 선수단이나 팬들이나 지나치게 불안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대로 쫓아가는 상황에서는 이런 분석 구도가 답답하게 여겨질 만하다. ‘롯토버’를 꿈꾸는 롯데가 대표적인 팀이다. 후반기 들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롯데지만, 전반기에 까먹은 게 너무 많다. 현재 8위 롯데와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키움의 경기차는 3.5경기다. 연승 한 번이면 금방 좁힐 수도 있을 것 같은 거리지만, 이게 지금 남은 경기로는 현실적으로 따라가기 정말 어려운 격차다.

이를 테면 키움이 남은 12경기에서 5할(6승6패)을 한다고 가정하면, 롯데는 남은 11경기에서 아무리 못해도 9승을 거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롯데 앞에는 SSG와 NC까지 두 팀이 더 버티고 있어 경우의 수가 복잡하다. 키움이 딱 5할만 한다고 해도, SSG와 NC가 치고 나가면 롯데는 11전 전승을 하고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의 수가 꽤 많다.

여기에 경기차를 확 줄일 수 있는 맞대결도 변수다. 롯데는 키움·NC와 시즌 맞대결이 모두 끝났다. LG는 kt와 경기가 없다. 삼성이 kt와 홈에서 2경기가 남아있는 정도다. 이처럼 경기차로는 가까워보여도, 생각보다 그 거리는 가깝지 않다. 앞서 있는 팀은 차분하게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고, 뒤처진 팀은 기적 같은 질주를 해놓고 다른 팀의 결과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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