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모'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믿고 보는 KBS 사극에서 믿고 보는 아역 배우를 발견했다. 성인 연기자도 힘든 1인 2역 연기를 너끈하게 해내며 복잡다단한 서사의 기반을 탄탄히 다진, '연모' 최명빈의 이야기다.

최명빈은 지난 11일, 12일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연모'(극본 한희정, 연출 송현욱 이현석) 1회, 2회에서 쌍생 남매 휘와 담의 어린 시절로 분해 등장했다.

'연모'는 쌍둥이로 태어나 여아라는 이유만으로 버려졌던 아이가 오라비 세손의 죽음으로 남장을 통해 세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는 작품이다. 과거의 비극이 향후 이어질 전 서사의 시발점인 만큼, 로그라인의 주어이자 이야기의 시작을 끊는 최명빈이 해야 할 몫은 굉장히 컸다.

베일을 벗은 최명빈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최명빈은 톤부터 걸음걸이까지 조절하며 세손 휘와 견습 나인 담을 자유자재로 오갔다. 총기 어린 눈빛을 띠고 당당한 말투를 지닌 휘, 타고난 순발력과 담대한 성정으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담, 최명빈이 그려낸 이들은 명확히 다른 사람이었다. 눈물을 흘려야 하는 신에서도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감정 연기는 빛났다. 박은빈과의 싱크로율 역시 두말할 것 없이 높았다.

이렇듯 '연모'의 강렬한 시작에 힘을 보탠 최명빈은 단 2회 만에 안방을 사로잡는 데에 성공했다. 최명빈이 2019년 TV조선 드라마 '간택'(극본 최수미, 연출 김정민)에서 진세연의 아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를 선보였던 과거도 재조명됐다. 이에 시청자들은 "경력직은 다르다"며 감탄하는가 하면, 최명빈의 미래가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간택'에서 쌍둥이 자매 역을 맡았던 최명빈은 '연모'에서 쌍둥이 남매를 연기해야 했다. 얼굴만 같을 뿐, 성별도 신분도 다른 두 사람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최명빈은 '믿고 보는 배우'의 싹을 틔운 아역답게 현명한 답변을 내놨다. "'지난번보다는 좀 더 까다롭고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또 새로운 도전이 아닐까 싶어서 오히려 좋았다"는 것.

그러면서 최명빈은 '연모'의 1인 2역 소화를 위해 다양한 지점을 신경 썼다고 밝혔다. 최명빈은 스포티비뉴스에 "세손은 남성이다 보니 목소리와 말투, 표정부터 걸음걸이, 자세 등 사소한 행동까지 남자로 보이게끔 해야 했고, 담은 여성이자 궁녀라서 궁녀로서의 모습도 잘 드러나게끔 해야 했다. 이런 부분들을 모두 염두에 두면서 연기했다. 둘이 옷을 바꿔 입는 포인트가 있었는데 이때 특히 감독님과 많이 소통하면서 각 캐릭터를 뚜렷이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최명빈이 현재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극본 김사경, 연출 신창석)에도 출연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최명빈은 극 중 까칠하고 도도하지만 속마음은 여린 'K장녀' 이재니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전작은 물론, 같은 시기에 방송되고 있는 '연모'와 '신사와 아가씨'에서도 완전히 다른 인물을 그리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일찌감치 증명한 셈이다.

이와 관련, 최명빈은 "한 번에 다양한 배역을 하는 것에 대한 혼란은 없다. '신사와 아가씨'에서는 재니, '연모'에서는 휘와 담을 연기했는데 세 캐릭터의 성격이 많이 다르기도 했고, 각 촬영마다 맡은 역할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혀 흐뭇함을 자아냈다.

2008년생인 최명빈은 2016년 Mnet 동요 서바이벌 프로그램 '위키드'로 데뷔했고, 같은 해 영화 '걷기왕'의 심은경 아역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 '시카고 타자기' '슬기로운 감빵생활' '백일의 낭군님' '이태원 클라쓰' '보이스4', 영화 '어린 의뢰인'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에 출연했다.

이처럼 13세의 나이에 벌써 6년 차 배우가 된 최명빈은 극의 서사를 쌓듯,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도 착실히 만들어가고 있다. 이에 이세영, 김유정, 김향기, 유승호, 여진구 등 '정변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아역 출신 스타들이 떠오른다. 또래 배우 사이에서도 특히나 '열일' 중인 최명빈 역시 이들의 뒤를 이을 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 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전망이다.

▲ 배우 최명빈. 제공|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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