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외국인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110구를 던지며 호투한 외국인투수가 다시 마운드로 올라왔다. 이미 판세는 넘어간 상황. 한계투구수가 가까워진 시점에서 다시 등판한 결과는 실점 추가였다. 그러나 당사자는 아쉬움이 없는 표정이었다.

kt 위즈 외국인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미국)는 1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왔다. 경기 내용은 준수했다. 7회초까지 110구를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 사이 kt 타선은 7점을 내면서 올 시즌 12승째와 가까워졌다.

7회까지 7-0 리드를 잡은 kt. 그런데 벤치는 8회에도 불펜을 가동하지 않았다. 데스파이네를 그대로 밀어붙였다. 이미 110구를 던진 상황에서 나온 초강수였다.

궁금증 속에서 다시 나온 데스파이네는 선두타자 임종찬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이원석을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정은원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아 1사 1·3루로 몰렸다. 그리고 최재훈에게 중월 2루타를 허용해 2실점했다.

무실점 호투가 끝난 데스파이네는 이후 하주석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이대은에게 넘겼다. 자신의 KBO리그 한 경기 최다투구수인 125개를 넘긴 127구를 던진 시점. 물론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이후 kt는 8회 4점을 추가해 11-2 대승을 거웠다. 데스파이네도 12승을 올렸다.

경기 후 만난 데스파이네는 8회 등판의 배경을 설명했다. 불펜진 휴식을 위한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밝혔다.

데스파이네는 “타선의 특점 지원이 많았다. 그러면서 비교적 순조로운 경기가 됐다. 그래서 내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점수 차이는 있었지만, 컨디션이 좋았고 이전까지 실점도 하지 않았다. 사실 완봉도 잠깐 고민했다”고 웃었다.

사실 kt는 전날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주권과 이대은, 김재윤 등 핵심 구원진을 포함해 6명의 불펜투수들을 활용한 상황이었다. 데스파이네 역시 이를 모를 리 없었다.

데스파이네는 “최근 불펜투수들이 최근 많이 던져서 내가 많이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8회 자원등판의 이유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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