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와 시즌 개막전을 지켜보고 있는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는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이라고 했다. 실제 많은 구단들이 연간 모기업으로부터 200억 원 이상의 지원금을 타내며 연명했다. 누군가는 사회공헌활동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SSG, 그리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SK를 인수한 SSG는 공격적으로 첫 시즌에 임했다. 인수 전 최주환 김상수라는 외부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한 SSG는 인수 후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던 추신수 영입전에 뛰어든 끝에 유니폼을 입혔다. 마케팅 활동도 공격적으로 했다. 정 부회장부터 나섰다. 그는 시즌 전 팬들과 소통 자리에서 “롯데가 우리를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했다.

SK 창단 이후 야구에서는 SSG가 롯데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을지 몰라도, 유통업계 순위에서는 롯데가 1등이었다. SSG의 선전포고였다. 롯데 고위 관계자들이 “갑자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SSG는 여러 분야에서 전선을 확대했다. 프로야구 ‘유통더비’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개막전부터 롯데 선수단의 입에서 ‘반격’이 시작됐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장외 대결은 잦아들었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내심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다. 첫 시즌 결과는 SSG의 완승이었다. 지난해 8승8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한 두 팀이었지만, 올해는 SSG가 10승5패1무로 상당한 우위를 점했다. 

특히 롯데의 가을야구 진격 기도를 결정적으로 좌절시킨 팀이 바로 SSG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래리 서튼 감독 체제가 자리를 잡은 뒤 후반기부터 좋은 성적을 치고 나간 롯데는 기적과 같은 대역전 포스트시즌 진출 시나리오를 그렸다. 5위권의 등번호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롯데는 리그에서도 경계하는 팀이 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9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인천에서 열린 3연전(더블헤더 포함)에서 SSG가 2승1무로 우위를 점하면서 롯데의 진격이 멈춰섰다. 당시 선발 매치업에서 밀린 SSG는 승부처에서 강인한 모습을 자랑하며 위닝시리즈의 쾌거를 거두고 오히려 위기에서 탈출했다. 여기서 한 번 기세가 꺾인 롯데는 9월 초의 흐름을 다시 재연하지 못했다. 

마지막 3연전이었던 지난 주말에도 SSG가 2승1패를 거두면서 오히려 롯데를 밟고 5위 재입성에 성공했다. 반면 롯데는 이제 단 8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5위 SSG와 경기차가 3.5경기로 벌어졌다. '롯토버'가 만난 암초는 SSG였던 셈이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따졌을 때 5위 SSG가 향후 일정에서 4승5패를 기록, 시즌을 딱 5할로 마친다면 롯데는 향후 8경기에서 7승 이상을 해야 한다. 사실상 전승이 필요하다. 결국 마지막 SSG와 6경기에서 단 1승을 건진 것에 그친 게 시즌 막판 흐름을 꼬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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