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가 2군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KBO리그가 2군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으로 뜨겁다. 무려 3개 구단이 얽혀있는 스캔들로 번지면서 이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KIA 타이거즈와 국군체육부대(상무)는 8일과 9일 문경에서 2군 경기를 치렀는데 상무 내야수 서호철(25)은 이틀 내리 번트안타를 기록했다. 1차전에선 3회말 투수 왼쪽 번트안타로 출루했고, 이튿날에는 1회 3루수 방면 번트안타로 1루를 밟았다.

문제는 번트안타 2개를 추가한 우타자 서호철이 상무와 마지막 2연전을 통해 2군 남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틀간 6타수 4안타를 기록한 서호철은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김주현(28)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서호철과 김주현의 최종 타율은 각각 0.388와 0.386이었다. 그리고 18일 한 매체는 “상무가 서호철을 타격왕으로 밀어주기 위해 KIA를 향해 느슨한 수비를 부탁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사자로 지목된 KIA와 상무는 모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KIA는 “그러한 부탁을 받은 사실도 없고, 우리가 그렇게 할 이유도 없다. 느슨한 수비 역시 하지 않았다”고 맞섰고, 상무 역시 “서호철의 타격왕 등극은 번트안타 2개뿐만이 아니라 이틀간 기록한 추가 2안타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항변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서호철과 타격왕을 놓고 경쟁하던 김주현이 KIA-상무전을 앞두고 평소 알고 지내던 KIA 2군 포수에게 “서호철이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도록 부탁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이 18일 저녁 한 매체의 보도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롯데 구단은 일정 부분 잘못을 시인했다. 김주현의 문자 전송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앞으로 있을 KBO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19일 전화통화에서 “오늘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이 KIA 선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인정했다. 부탁의 강도를 떠나 그러한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판단해 구단 역시 엄중하게 이 사안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선수가 보낸 문자 내용, 시각을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일단 김주현이 KIA 선수에게 보냈다는 문자메시지 등 이번 사안과 관련한 내용은 모두 KBO 클린베이스볼센터로 제출했다. KBO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추가 논란의 관건은 선수가 보낸 문자의 뉘앙스가 될 전망이다. 친한 사이에서 농담조로 이야기를 했는지, 아니면 진지한 청탁의 의미를 담았는지가 핵심이다. 

전례 없는 2군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을 놓고 KBO는 신중한 자세를 했다. 일단 클린베이스볼센터 산하 조사위원회가 해당 경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정금조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각 구단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취합하고 있다. 또, 8~9일 경기를 주관했던 심판과 기록원 그리고 관련 감독과 선수, 현장 관계자들의 이야기도 들을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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