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데뷔 시즌부터 신인왕과 MVP를 석권한 '괴물'이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고 웨스 언셀드와 고 윌트 체임벌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낸시 로페스, 중고 신인이긴 하나 미국프로야구(MLB) 스즈키 이치로가 대표적이다.

한국에도 류현진(야구)과 김승현(농구) 등이 신인 MVP 대업을 이뤘다.

새 얼굴이 기라성 같은 선배를 압도하고 무대를 휩쓰는 시즌은 종목 활기가 남다르다. 신드롬이 일고 뉴스가 넘쳐난다. 시장에 생기가 파릇파릇 돈다.

'모터사이클계 F1'으로 불리는 모토 GP에도 괴동(傀童)이 있다.

2013년 데뷔와 함께 월드 챔피언에 오른 마르크 마르케스(28, 스페인)가 주인공.

모토 GP에 처음으로 엘보 슬라이더(팔꿈치 긁기)를 도입하고 엄청난 승리욕과 공격적인 라이딩으로 팬들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한 천재 라이더다.

반짝이 아니었다. 마르케스는 이듬해에도 362포인트를 획득, 2년 연속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2016년부터는 4년 연속 왕좌를 지켜 2010년대를 대표하는 라이더로 우뚝 섰다.

하지만 지난해 급제동이 걸렸다. 시즌 첫 대회인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파비오 콰르타라로(22, 프랑스)와 선두 다툼을 벌이다 바이크에서 튕겨나갔다.

곧장 수술대에 오른 마르케스는 오른 위팔뼈(Humerus)에 12개 나사못과 플레이트(Plate)를 삽입했다.

그러고 나선 일주일도 안 돼 차기 대회인 안달루시아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집념을 보였다. 하지만 무리였다. 수술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중도 낙마했다.

모토 GP 5연패가 무산된 마르케스는 올 시즌 정상 탈환을 겨냥했다. 하나 아직은 부상 후유증에 신음하는 모양새다.

2016년 이후 5년간 8차례에 불과하던 리타이어(Retire·중도 탈락)가 올해만 4회에 이른다. 시즌 랭킹도 7위에 머물러 있다.

해마다 300포인트를 거뜬히 넘기던 마르케스지만 올 시즌은 117포인트로 뚝 떨어졌다. 여러모로 한 해 쉬어 가는 분위기다.

'황제' 발렌티노 로시(42, 이탈리아)로부터 최강 라이더 계보를 물려받은 마르케스가 부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오는 22일 이탈리아 리미니 '미사노 월드 서킷'에서 열리는 이번 시즌 16번째 라운드 에밀리아 로마냐 그랑프리(Emilia-Romagna Gran Premio) 최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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