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혼자 산다'의 허항 PD. 제공|MBC '나 혼자 산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나 혼자 산다'(나혼산)은 다채로운 솔로 라이프를 한없이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예능이다. 금요일 밤의 대세 예능으로 사랑받아온 지 어느덧 8년, 현재는 지난 2월부터 메인 연출을 맡은 허항 PD와 함께하는 중이다. '나 혼자 산다'을 맡은 뒤 처음으로 취재진과 함께하는 자리를 가진 허항 PD는 신선하고도 다채로운 싱글족 이야기를 카메라에 가득 담아보고 싶다고 각오를 되새겼다.

2013년 소박한 1인 라이프 관찰예능으로 출발한 '나 혼자 산다'는 그간 MBC 최고 인기 예능으로서 전현무, 박나래 등 대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올해의 프로그램상 등을 수상하는 등 여러 굴곡 속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 '우리 결혼했어요'를 비롯해 '쇼! 음악중심', '리얼연애 부러우면 지는거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쳤으며 초창기 '나 혼자 산다' 연출에 참여했다 돌아온 허항 PD에게도 막중한 책임감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허 PD는 "감사하는 마음"이라면서도 "최근까지 연예대상을 타고 기념비적 스코어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그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은 항상 가지고 있다. '나 혼자 산다'의 새로운 변화, 신선함을 기대하는 분도 많기에 스코어를 떠나 여러가지 시도와 변화를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8년의 시간 동안 '나 혼자 산다'가 여러 PD를 거치며 변화해 온 것도 사실. 허항PD는 메인 연출을 맡은 뒤 잠시 프로그램을 떠났던 '전회장' 전현무를 다시 불러들이며 출연진을 재정비했다. 그러나 박나래, 기안84, 성훈, 화사, 헨리 등 프로그램의 주축들은 그대로 함께하며 '나혼산'의 색깔을 이어가고 있다.

"'나혼산'에는 '전회장'이라는 자리가 상징적이고 그가 있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스스로 강하기도 했어요. 잠정하차 때에도 '전회장'님의 공석은 채운 적이 없었죠.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PD가 되고 가장 먼저 한 것이 '전회장'님에게 전화해 무지개 모임에 나와주셨으면 좋겠다 요청한 것이었어요. 숙고 끝에 400회 특집에 복귀해 주셨죠. '나혼산'에는 MC라는 개념이 없다고 생각해요. 회원 모임이 있고 '전회장'이 그 주축인 거죠. 무지개 회원 모임에서 '전회장'의 리더십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그간 쌓아온 스토리가 있기에 많은 분들이 다시 보고싶어 한다는 피드백이 있기도 했고요."

하지만 PD가 바뀌었다 해서 프로그램의 색채가 급변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고. 멤버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허항 PD는 "이 멤버들을 대중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고, 이들이 과거에 한 일을 사랑하고 앞으로 할 일을 기대하기에 프로그램을 사랑해주신 것이라 생각한다"며 "PD가 바뀌었다고 갑자기 출연진을 교체하는 건 '나 혼자 산다'에선 통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차 "고정 멤버의 개념은 없다"며 "자주 출연하는 분들이 홈페이지에 리스트업 돼 있지만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분들에게 열려 있다. 김광규 등 옛 출연자부터 무지개 라이브 출연진도 몇 년 만에 나오시기도 한다. 새로운 분들의 케미를 지켜보며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나 혼자 산다'의 허항 PD. 제공|MBC '나 혼자 산다'
그 과정에서 스튜디오에 함께하게 된 대표적 출연자가 바로 샤이니 키. 허 PD는 "아이돌이라고 하면 본인의 일상을 많이 공개하지 않을 것 같고, 멤버들과도 나이 차이가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예상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첫 라이브부터 가감없이 라이프스타일을 공개하고 속 깊은 이야기를 해 주셨다. 반응도 뜨거웠고, 수더분하게 형 누나들과 어울리는 걸 보면서 선입견이 바뀌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미 레몬딜버터, 순두부열라면 등 보여준 아이템들이 화제가 되는 등 트렌드세터의 면모에 더해진 싹싹한 모습 등 앞으로도 많은 것들이 기대된다고.

다른 주요 멤버들 또한 그 역할과 매력을 십분 체감한 터다. 유일한 비 연예인인 기안84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어내는 그만의 '날것의 매력'이 있다면, 세련된 트렌드 세터면서 아날로그이기도 한 화사의 극과 극 매력, 전현무와 물과 불처럼 안맞는 듯 맞아가는 성훈의 새로운 매력도 더 잘 그려나갈 계획이다.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해주며 가감없는 삶과 일상을 '나혼산'에 공개해온 박나래의 매력도 잘 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나혼산'이란 포맷과 노하우의 저력은 그 바탕이다.

"한 사람의 스타를 아침부터 밤까지 따라다니며 카메라에 담는 강력한 포맷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일럿부터 지금까지 강력한 힘을 발휘해오기도 했고요. 8년간 쌓아 온 편집 노하우와 촬영 노하우가 있고, 그것이 체화돼 있어요. '나혼산' 특유의 색깔을 시청자도 느끼시는 것 같고, 출연자 분들도 그 역사를 인정해주셔서 사생활 공개 이런 것들이 예민할 수 있음에도 '나 혼자 산다'니까 출연해보고 싶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허항 PD가 지난 8개월간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가 있다면 배우 김경남. 지난 8월 출연한 그의 무지개 라이프엔 말없이 홀로 한참을 보내는 혼자사는 이의 '음소거' 일상이 가감없이 담겨 소소한 화제가 됐다. 허항 PD는 "김경남씨가 집에 있을 때 오디오가 하나도 없었다"면서 "일어나서 빨래하고 청소하고. 오디오가 없는 장면이 예능으로 몇 분 나갈 수 있는 건 '나혼산'이 유일하지 않을까 했다. 연출자로서도 신선했다"고 털어놨다. "말이 없는 것도 그 사람의 캐릭터일 수 있고, 그에 공감하는 자취인들이 계셨다"며 "그것이 '나혼산'이 특화된 부분이 아닐까. 기존의 예능 문법을 깨뜨리는 부분도 많아서 '나혼산'을 오래 사랑해주시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제공|MBC '나 혼자 산다'
'나 혼자 산다'는 앞으로도 신선한 얼굴, 그들의 또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발굴하고 애정어린 눈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특히 허 PD는 "젊은 독립 초년생, 사회초년생의 싱글라이프에 귀를 기울이면서 끊임없이 리프레시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늘 문을 두드리고 있는 대형 스타들도 여럿. 그는 독립한 자취생부터 돌싱까지 "혼자 사시는 모든 분들에게 열려 있다"는 안내와 함께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도 빠뜨리지 않았다.

"'나혼산'이 처음 파일럿으로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혼자 사는 사람들이 소수고, 특이하기 때문에 관찰한다는 시각이 있었죠. 이제는 혼자 하는 삶이 대세가 됐고요. 출연자들은 늘 걱정하세요. '특별한 게 없는데 방송에 나갈 게 있을까요?' 그런데 찍어보면 특별하지 않은 분은 없어요. 이렇게 사는 분, 저렇게 사는 분이 있죠. 다른 것일 뿐, 뭐가 좋고 나쁘고가 아닌 다양한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당신은 당신의 스타일대로 살고 있을 뿐이에요' 하고. 사실 기안84가 왜 바닥에서 밥을 먹을까 하지만, 저도 종종 그러거든요. '나혼산'을 보시며 '내가 사는 것이 나의 스타일', '당신은 당신의 스타일대로 살고 있을 뿐이에요' 하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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