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방송된 '인간실격'. 제공|JTBC
[스포티비뉴스=김원겸 기자]‘인간실격’ 전도연, 류준열이 행복의 정점에서 다시 기약 없는 작별을 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극본 김지혜, 연출 허진호‧박홍수) 15회에서는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부정(전도연)과 강재(류준열)의 모습이 그려졌다. 강재로 인해 미소를 되찾은 부정과 그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일깨운 강재. 하지만 부정의 아버지 창숙(박인환)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며 또다시 깊은 어둠이 찾아왔다.

부정을 향한 마음이 커질수록 강재는 이제껏 고민해 본 적 없는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돈이 사랑이라는 믿음은 깨진 지 오래였다. ‘아무것도 되지 않는 것이… 끝내 무엇이 되지 못한다 해도 지금의 나에게 솔직한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라는 독백에 이어, “보고 싶었어요, 이부정씨”라는 애틋한 인사로부터 변화는 시작되고 있었다.

아직 서로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다. 두 사람은 밤거리를 걷다가 포장마차에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부정은 가사 도우미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앞서 그가 언급한 ‘호박마차’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그 말에 동감하듯 “살다 보면 ‘현실’이라는 말이 가장 나쁜 순간이 될 때가 있어요. 환상이 없는 현실은 삶보단 죽음에 가까워요”라며 아란(박지영 분)과의 일을 시작으로 자신을 고통 속으로 내몰았던 시간들을 떠올렸다.

그 시각 부정의 시어머니 민자(신신애)는 뜻밖의 전화 한 통을 받게 됐다. 창숙이 부쩍 흐려진 기억 속에 길을 잃었다는 것. 연락을 받고 달려간 정수(박병은)는 비에 흠뻑 젖은 채 전단지 뭉치를 끌어안은 창숙의 모습에 눈물을 글썽였다. 창숙은 하나뿐인 사위 정수도 알아보지 못했고, ‘부정이 기다린다’는 한 마디에 겨우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하지만 그는 몇 걸음 옮기지도 못하고 의식을 잃으며 쓰러졌다.

부정은 강재가 우산을 사러 간 사이, 뒤늦게 정수의 연락을 확인하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강재는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요’라는 짧은 메시지에 불길한 예감이 들면서도 부정이 떠난 빈자리에 공허한 마음이 밀려왔다. 한편, 부정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다행히 창숙은 의식을 되찾고 일반병실로 입원했다. 하지만 어느새 기력이 쇠약해진 창숙에게 허락된 시간은 길지 않았다. 집에 다녀온다는 부정에게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고 편한 얼굴로 눈을 감는 창숙의 마지막 모습이 가슴 저릿한 슬픔을 안겼다.

이날 부정과 강재는 평범하지만 특별하고, 어색하지만 설레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하지만 행복을 만끽할 새도 없이 찾아온 위기가 또다시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환상이 없는 현실은 삶보단 죽음에 가깝다’라는 말처럼 부정에게 ‘환상’이 되어준 강재. 하지만 아버지 창숙은 부정의 ‘현실’이었다. 환상은 찰나에 지나갔고, 잠시 잊고 있던 현실로 돌아가야만 하는 부정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과연 부정과 강재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지 궁금증을 더한다.

무엇보다 아란을 향한 부정의 증오와 분노의 이유가 모두 밝혀졌다. 아란의 대필작가를 맡던 시절, 그의 남편 진섭(오광록)의 폭력으로부터 아란을 구하려다 되려 피해를 당한 것. 앞서 아란이 문제의 사진을 전송한 가운데 부정이 그와의 악연을 어떻게 매듭짓게 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 23일 방송된 '인간실격'. 제공|JTBC
한편,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 마지막 회는 24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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