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이태원 대표. 출처|신촌세브란스장례식장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영화의 부흥을 이끌어 온 '거목', 태흥영화의 이태원(李泰元) 대표가 별세했다. 향년 85세.

24일 ㈜태흥영화에 따르면 고 이태원 대표는 이날 오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해 5월 낙상사고 이후 약 1년 7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이태원 대표는 임권택 감독, 정일성 촬영감독과 함께 '충무로 황금 트리오'로 불리며 한국영화의 중흥을 이끌어 온 입지전적 인물이다.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 '하류인생'(2004)에서 주인공 조승우가 맡았던 주인공 태웅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졌을 만큼 격변의 시대를 산 모험심 넘치는 승부사이기도 했다.

▲ 영화 '하류인생' 포스터. 출처|태흥영화
1936년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9년 영화 '유정천리'의 제작에 참여하며 처음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흥행에 실패했고, 1964년 설립한 건설회사 태흥상공을 경영하다 1974년 의정부 극장을 인수하면서 다시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1983년 ㈜태흥영화의 전신인 ㈜태창흥업을 인수했고 이듬해 태흥영화 창립자인 이장호 감독의 '무릎과 무릎 사이'(1984)를 시작으로 37편의 한국영화를 제작했다. 이후 고인은 임권택 감독을 필두로 이두용, 배창호, 곽지균, 장선우 등 1980년대 주요 감독의 대표작을 선보이는 한편 이명세 감독을 발굴하며 한국영화의 중심에 섰다.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에도 헌신적으로 참여했다.

고 이태원 대표의 태흥영화는 특히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시작으로 '장군의 아들', '서편제', '태백산맥', '노는 계집 창', '하류인생', '천년학' 등 임권태 감독의 영화 11편을 제작하며 빛나는 성취를 거뒀다. 이 가운데 '장군의 아들'(1990)과 '서편제'(1993)로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경신했으며, '춘향뎐'(2000,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취화선'(2002,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등을 통해 3대 국제영화제 진출 및 본상 수상의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1993, 베를린영화제 알프레드바우어상 수상) 또한 태흥영화의 작품이다.

▲ 영화 '서편제'의 홍보 스틸. 출처|한국영상자료원
한편 고 이태원 대표는 옥관문화훈장(1993)과 은관문화훈장(2003)을 수상했으며, 대종상 영화발전공로상(1994), 영평상 특별제작자상(1988) 백상예술대상 특별상(2003), 춘사나운규영화예술제 공로상(2002), 영화제작가협회 공로상(2014)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내 이한숙 여사와 아들 철승(60), 효승(58), 지승(51) 씨와 딸 선희(61)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6일 오전 10시, 장지는 분당 메모리얼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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