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스토브리그가 다가오면서 이들을 둘러싼 소문도 무성해지고 있다. 초대형 장기계약 가능성부터 이적설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중이다.
이처럼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다양한 매력의 FA 외야수들이 쏟아져 나오는 반면, 상대적으로 내야 이적시장은 조용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매물 자체가 많지 않다. 지난해의 경우 허경민과 최주환, 김재호, 오재일, 이원석, 김성현 등 FA 내야수들이 많았지만, 올해에는 자원이 한정돼있다.
그런 점에서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정훈(34)의 알토란 활약은 눈여겨볼 만하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가장 밝게 빛난 적은 없지만, 10년 넘게 묵묵히 뛰면서 마침내 첫 번째 FA 도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의 신고선수(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쟁자들에게 밀려 방출된 정훈은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쳤다. 그리고 2010년 다시 육성선수 신분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두각을 나타내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29경기와 26경기만을 뛰었다. 그리고 이듬해 78경기를 소화하며 입지를 넓혀간 정훈은 2013년 조성환과 박기혁의 부상 공백 등을 틈타 핵심 내야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된 정훈은 최근 들어 더욱 매서운 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지난해 111경기에서 타율 0.295 11홈런 58타점 72득점으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더니 올 시즌에는 이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거의 모든 타격 지표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인 정훈이다. 현재까지 성적은 130경기 타율 0.296 14홈런 79타점 70득점. 타율은 올 시즌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홈런과 타점은 이미 개인 최고치를 넘어섰다. 또, 안타는 5개만 더 추가하면 2015년 기록한 146개를 뛰어넘는다.
이제 관심사는 올겨울 거취다. 정훈은 올 시즌이 끝나면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마산용마고 졸업 후 곧장 프로로 뛰어든 점을 감안하면, 동기생들보다는 늦은 FA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시기는 몇 년 늦었지만, 경쟁력은 얼마든지 있다는 평가다. 연차가 쌓일수록 타격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건 역시 좋다. 내년이면 35세가 되는 정훈은 새 FA 규정을 따라 C등급으로 분류된다. 이적할 경우 보상선수는 없고, 직전 연도 연봉의 150%만 원소속팀으로 지불하면 된다. 정훈의 올 시즌 연봉은 다른 예비 FA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1억 원이다. 물론 롯데가 느끼는 정훈의 필요성은 여전하다.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기존 연봉 6400만 원에서 3600만 원을 끌어올려 다시 억대 연봉으로 진입한 정훈. 과연 1987년생 늦깎이 FA는 다시 한번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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