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박진영 영상기자] 브라이언 스니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감독은 긴 한숨을 쉬며 한동안 말을 이어 가지 못했습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에이스 찰리 모튼이 종아리뼈가 부러지는 부상에도 3타자나 더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상황을 질문한 뒤였습니다. 

좋게 말하면 투혼이지만, 어떻게 보면 무모했습니다. 모튼은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크게 다쳤습니다. 2회말 선두타자 유리 구리엘의 시속 164km짜리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았습니다. 

극심한 통증을 느꼈겠지만, 에이스는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쉽게 공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1999년 이후 무려 22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팀을 위해 부러진 다리로 아웃카운트 3개를 더 처리하면서 공 16개를 더 던졌습니다. 마지막 타자 호세 알투베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과정에서 직구 최고 구속은 154km까지 나올 정도로 전력을 다했습니다. 

▲ 브라이언 스니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감독.
▲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찰리 모튼(오른쪽).
참고 참았던 모튼은 결국 2⅓이닝 만에 AJ 민터에게 마운드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X-레이 검진 결과 종아리뼈 골절 진단을 받았습니다. 애틀랜타 구단은 모튼이 내년 스프링캠프 때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스니커 감독은 모튼이 다시 마운드에 선 상황을 설명하며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스니커 감독은 "모튼이 계속 던지길 원했다. 벽에 기대서 공을 던져보면서 '뛸 때가 더 아프긴 하지만, 공을 던지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명백히는 그렇지 않았지만, 모튼이 계속 던지길 원했고 그래서 3회에도 나갔다. 그게 모튼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모튼은 정말 훌륭한 사람이고 팀 동료다. 그가 얼마나 이 무대에서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 했는지 알기 때문에 정말 이 상황이 싫다"고 덧붙였습니다.

애틀랜타는 모튼의 투혼 속에 휴스턴을 6-2로 꺾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습니다. 남은 시리즈에서 더는 모튼을 볼 수 없지만, 애틀랜타 동료들이 에이스의 투지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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