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현대 이청용이 전북 현대전에서 골을 넣은 뒤 볼을 들고 중앙선으로 뛰어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울산 현대는 전북 현대에 역전 우승이 가능할까.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1-2로 지고 있던 후반 33분, 울산 현대 이청용은 복잡한 상황을 거쳐 자신에게 온 볼을 잡아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모든 선수가 이청용을 감싸 안으며 좋아했다.

하지만, 이청용은 냉정을 되찾았고 골대로 뛰어가 볼을 잡은 뒤 다시 중앙선까지 뛰어왔다. 2-2 동점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을 동료들에게 보낸 몸의 메시지였다.

종료 직전 일류첸코에게 헤더로 결승골을 내주며 2-3 패배, 울산은 승점 67점에 머무르며 전북(70점)이 1위로 도망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래도 홍명보 감독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경기 내용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 볼 점유율에서 56%-44%로 앞섰고 슈팅 수도 14-10으로 우위였다. 실제 경기 시간이 31분48초로 24분46초의 전북보다 많았다. 그만큼 이기기 위해 뛰었다는 뜻이다.

울산 관계자는 "우승하겠다는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다. 선수단도 알고 있다. 그래서 경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냉정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홍 감독도 서로의 경기력이 좋았다며 "마지막 공격을 막지 못해 실점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전북보다) 나은 경기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순간 울산이 미끄러지는 일이 반복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잘 해왔다. (전북전은) 한 경기였을 뿐이다. 앞으로 3경기가 남아 있으니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마지막 집중력을 이야기했다.

선수들을 믿은 홍 감독이다. 향후 일정을 보면 전북은 수원FC(원정)-대구FC(원정)-제주 유나이티드(홈) 순이고 울산은 제주(홈)-수원 삼성(원정)-대구(홈)와 차례로 만난다. 원정 2연전을 갖는 전북보다 울산이 홈 경기가 1경기 많다는 점은 재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이기도 하다. 

홍 감독도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승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울산은 홈 2경기가 있고 전북은 1경기다. 마지막에 가서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실망스러워도 다 털어버려야 한다"라며 A매치 휴식기 동안 팀을 재정비해 3경기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역설적으로 보면 상황은 나쁘지 않은 울산이다. 전북은 일류첸코와 구스타보가 막히면 어려운 경기를 해왔다. 반대로 울산은 어린 오세훈이 최근 좋은 경기력을 유지했다. 하기 나름인 것이다. 홍 감독은 "아직 22세 이하 선수를 스트라이커로 계속 내세우고 있다. 상대는 좋은 두 선수가 있다. 차이를 느낄 수 있었지만, 오세훈은 아직 어려도 자기 역할은 충분히 해주고 있다"라며 믿음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울산은 조현우, 이동경, 김태환, 홍철이 A대표팀으로 불려간다. 나머지 자원들은 힘을 비축해 3연전을 갖는다. 이청용이나 신형민 등 선참급 자원들이 분위기를 잘 만들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골을 넣고 죽을 힘을 다해 중앙선으로 뛰어가 빨리 경기해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보인 선참들과 홍 감독의 긍정론에 선수들의 대답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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