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형근, 배정호 기자] “한국 탁구계는 약 20년 전부터 프로화에 대한 염원이 있었다. 2002년과 2008년에는 세미프로 대회를 열기도 했다. 선수들의 경기력이나 생활체육 동호인의 인프라 측면에서 준비돼 있는데 그동안 실행을 못 했을 뿐이다. 도쿄올림픽과 코로나19를 계기로 선수들을 위해 많은 경기를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탁구가 프로화를 추진하며 전환기를 맞았다. 대한탁구협회는 지난달 블록체인 업체 두나무와 ‘한국프로탁구리그’ 타이틀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프로탁구리그 출범을 알렸다. 

기존 한국실업탁구연맹의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1월부터 6월까지 리그를 치른다. 최소 2년 동안 이 형태로 프로리그를 소화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프로탁구연맹 출범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IOC 위원)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프로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 세계 정상권을 유지한 한국 탁구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탁구 강국인 중국, 독일, 일본 등은 프로리그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특히 일본은 2018년 프로리그(T리그) 출범 후 올해 도쿄 올림픽 탁구에서 사상 첫 금메달(혼합복식)을 획득했다. 프로리그가 있는 국가의 선수들은 많은 경기 수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실력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 회장은 “일본의 경우 완성형의 프로 모델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일단 4개 팀으로 시작했지만 빠르게 발전했다. 나는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중국, 일본 리그를 경험하면서 단순히 흥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선수들의 경기력을 위해 프로 리그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리그의 장점을 접목해서 한국형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유승민 IOC 선수위원 겸 대한탁구협회장.

프로 원년으로 기록될 2022시즌은 27개 실업탁구팀이 프로리그에 참가한다. 기업팀은 코리아리그(1부), 지방자치단체 팀은 내셔널리그(2부)로 나눠 경쟁한다. 프로탁구리그의 실무는 한국실업탁구연맹 산하 프로리그의 사무국이 맡고, 대한탁구협회와 실업탁구연맹은 한국프로탁구위원회를 구성해 감독한다.

유 회장은 “절차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프로연맹 없이도 대한탁구협회와 실업연맹이 함께 주관해서 리그를 창설하면 선수들이 경기력에서 분명히 도움을 얻으리라 생각했다. 생활체육 동호인에게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만들면서 하나의 좋은 어떤 모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완성형이 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한국 탁구는 프로화 이후 중국, 일본, 유럽과 교류전도 구상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탁구 강국이 참여하는 대회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유 회장은 “축구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같은 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대회 취소나 연기 등으로 탁구인들이 정말 힘들었다. 생활체육 동호인들도 까다로운 조건 속에서 탁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탁구협회는 이번 프로리그 출범을 계기로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생각이다. 탁구인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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