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참가하기 위해 여기 있는 게 아니라, 점령하기 위해 여기 있다(We're not here to take part, we're here to take over)."

코너 맥그리거는 2014년 7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디에고 브랜다오를 1라운드 1분 7초 만에 KO로 이기고 이렇게 외쳤다.

당시 열일곱 살 꿈나무가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종합격투기 아마추어 경기 경험도 없던 애송이였지만 꿈은 원대했다. '언젠가 맥그리거처럼 UFC 옥타곤에 서리라' 다짐했다.

이름 이안 개리(Ian Garry). 1997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부터 복싱을 수련했고 300경기 이상을 뛰었다. 맥그리거의 활약에 종합격투기 파이터가 되기로 마음먹고 유도장을 찾아갔다. 열여덟 살에 유도 검은 띠를 땄다.

가족들의 반대에도 개리는 '제2의 맥그리거'가 되기로 결심했다. 대학교를 포기하고 종합격투기 훈련에 매진했다. 열아홉 번째 생일을 맞이한 뒤 아마추어 경기를 뛰기 시작했고, 스물한 살에 드디어 프로로 데뷔했다.

준비된 강자였다. 연전 연승으로 쾌속 질주하더니, 지난 6월 영국을 대표하는 대회사 '케이지 워리어스(Cage Warriors)'에서 7연승(무패)을 달리며 웰터급 챔피언에 올랐다.

UFC는 가능성을 지닌 유망주, 게다가 맥그리거를 잇는 젊은 아일랜드 스타를 눈여겨봤다. 곧바로 투자했다. '미래(The Future)'라는 별명을 지닌 금발의 젊은 파이터에게 계약서를 건넸다.

개리는 꿈에 그리던 옥타곤 데뷔전을 제대로 준비하고 싶었다. 미국 플로리다로 날아가 헨리 후프트 코치가 있는 샌포드 MMA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 7일 UFC 268에서 그 성과가 나왔다. 조던 윌리암스에게 초반 정타를 여러 대 맞았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1라운드 종료 직전 감각적인 '슥빡(스웨이 후 스트레이트)'으로 짜릿한 KO승을 맛봤다.

미국 프로 스포츠의 메카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스타 탄생의 신호탄을 쐈다.

개리는 옥타곤 인터뷰에서도 마음껏 매력을 발산했다. 맥그리거의 7년 전 인터뷰를 오마쥬 했다.

"우리는 세상을 놀라게 했다. 아일랜드 파이터가 돌아왔다"고 외치더니 "한 현명한 아일랜드 남자가 나보다 전에 옥타곤에 올라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는 참가하기 위해 여기 있는 게 아니라, 점령하기 위해 여기 있다'고. 이제 두 번째 점령(The takeover part 2)이 시작된다"고 했다.

개리는 키 191cm의 웰터급 장신으로 먼 거리에서 꽂는 펀치가 일품이다. 오른발 킥도 강하다. 윌리엄스와 경기에서처럼 한 방 파워도 지녔다. 팔다리가 유연해 클린치에서 상대 얼굴까지 겨냥하는 니킥을 찰 수 있다.

아직 UFC 랭커들과 겨룰 수 있는 실력인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레슬러들과 승부도 펼쳐야 한다. 그의 우상 맥그리거가 거쳐 온 험난한 과정이 개리를 기다리고 있다.

개리는 자신만만하다. 맥그리거처럼 큰소리 치는 것도 능숙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미래에는 함자트 치마예프와 타이틀을 놓고 겨루겠다"고 장담할 정도다.

트위터에서 흥미로운 두 장의 사진이 같이 돌고 있다. 여드름투성이 맥그리거가 척 리델과 함께 찍은 사진, 10대 개리가 맥그리거와 함께 찍은 사진이 눈길을 끈다. 개리가 맥그리거처럼 성장할 수 있다면 두 사진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다.

맥그리거는 자신을 존경하는 후배 파이터의 등장에 어깨가 올라갔다. "두 번째 점령이라니, 너무 좋다. 다른 아일랜드 파이터가 UFC 점령을 선언했다. 나도 곧 돌아간다. (아일랜드 파이터들의) 점령 파티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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