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만152명의 관중이 몰린 고양종합운동장(사진 위), 아랍에미리트(UAE)에 1-0으로 이긴 뒤 그라운드를 홀로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는 주장 손흥민(사진 아래) ⓒ곽혜미 기자
▲ 3만152명의 관중이 몰린 고양종합운동장(사진 위), 아랍에미리트(UAE)에 1-0으로 이긴 뒤 그라운드를 홀로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는 주장 손흥민(사진 아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양, 이성필 기자] 유관중 앞에서는 이렇게 뛰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동시에 관중의 필요성도 재확인한 대한축구협회다.

축구대표팀은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상대로 치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36분 황희찬(울버햄턴)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웃었다.

3승2무, 승점 11점을 기록한 한국은 레바논에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두 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거둔 이란(4승1무, 13점)에 이어 여전히 2위를 유지했다. 3위 레바논(5점)과의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리며 2경기 차 여유를 이어가게 됐다.

경기 세 시간 전부터 팬들이 몰리면서 교통체증은 덤이었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온 팬들이 다수였다. 10%의 입장만 가능했던 지난 6월 13일 같은 장소에서 치른 2차 예선 최종전 레바논전 4천61명의 관중과 비교해도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100% 유관중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2월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전 2만9천252명 이후 처음이다.

UAE전은 유료 관중 3만152명으로 집계됐다. 3만명이 넘는 경기 마지막도 같은해 6월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친선경기로 6만213명이었다. 이들 경기에서 벤투는 패하지 않았다. 적어도 팬이 있다면 지지는 않았다.

그동안 축구협회는 홈 이점이 사실상 없는 것에 대한 걱정이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 단계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관중을 유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9월 이라크, 레바논과의 연전에서 1승1무, 10월 시리아전에서 1승을 거뒀는데 공통점은 후반 막판 경기력이 흔들렸다는 점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10%의 관중이라도 받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홈 경기인데 홈 이점이 없는 것은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 발생 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지적했다.

팬들의 함성보다 상대의 투지 넘치는 모습이 더 강했다. 팬이 없으니 자신감을 갖고 뛰는 상대를 제어하기 쉽지 않은 것이 당연했다. 반대로 한국도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손흥민의 골로 1-1로 비기고 돌아왔다. 어려운 원정에서 무관중 경기였고 지지 않았다는 점은 최종예선 전략에서 중요했다.

관중들은 최대한 응원을 자제하려 애썼지만, 간헐적으로 나오는 "대~한민국"을 막기는 어려웠다. 그런 팬들의 바람에 대표팀은 22개의 슈팅을 UAE 골문을 향해 시도했다. 손흥민 2회, 조규성 1회 골대 강타 불운이 아니었다면 다득점 경기도 가능했다. 막판에 흔들렸던 모습도 전혀 없었다.  

벤투 감독은 "축구는 팬이 경기장에 있어야 하는 종목이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았기에 팬들도 즐겼을 것이다. 자랑스러워하셨으면 한다"라며 응원을 부탁했다. 손흥민도 "조금 더 시원한 승리로 보답해드렸으면 좋았겠지만, 죄송한 마음이 든다"라며 반성과 개선된 결정력을 약속했다.

내년 3월 이란과의 홈경기 전까지 기다려야 하는 팬들의 바람을 1월 레바논-시리아로 이어지는 7-8차전 원정에서 조기 본선 진출이라는 선물로 보답해야 할 벤투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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