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달리와 감자탕'에 출연한 배우 김민재. 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비방용이긴 한데. 하하. 지인들이 '미친X 같다'고 했다. 무슨, 그런 걸 하냐고 하더라. 그 소리 들으면서 희열을 느꼈다."

KBS2 수목드라마 '달리와 감자탕'(극본 손은혜 박세은, 연출 이정섭)을 완주한 김민재는 1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달리와 감자탕'은 무지하고 무식하고 무학하지만 생활력은 끝내주는 '가성비주의' 남자와 귀티가 흐르지만 생활 무지렁이인 '가심비 중시' 여자가 미술관을 매개체로 서로의 간극을 좁혀가는 과정을 담은 '아트' 로맨스다. 11일 종영했다.

김민재는 극 중 돈돈 F&B 사업무 상무 진무학 역을 맡았다. 진무학은 아는 것도 배운 것도 없지만 타고난 말발과 천부적인 장사 수완에 자부심을 지닌 인물이다.

김민재는 자신과 전혀 닮지 않은 진무학을 연기하면서, 그의 매력에 어느새 스며들었다고 한다. 김민재는 "사실 1%도 안 닮았다 생각했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진무학이라는 인물이 제 안에 생긴 느낌이 든다"며 "말투도 잘 안 돌아온다. 그런 인간으로 변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무학이라는 캐릭터가 거칠고 무식한데 어떻게 어색하지 않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진무학이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인데 그 에너지를 표현하려고 촬영 들어가기 전에 노래도 많이 듣고 아침도 활기차게 시작해보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미술관'과 '감자탕' 중 어디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 "원래는 미술관 쪽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달리와 감자탕'을 하고 나니까 저한테 ('감자탕'이) 생겨난 느낌이 든다. 둘 다로 봐야할 것 같다. 지금은 '감자탕' 쪽에 가깝다. (진무학을) 보내주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김민재는 진무학의 후진 없는 화법을 맛깔나게 소화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똥싸고 있네"라는 말버릇은 큰 웃음을 선사했다. 김민재는 "'똥싸고 있네'라는 단어는 진무학의 시그니처 단어다. '이걸 어떻게 잘 감기게 뱉을 수 있을까' '듣는 사람들이 잘 들을 수 있을까' 하면서 버전 10개 이상을 준비했다. 리듬과 음가를 집에서 거울 보면서 많이 뱉어봤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달리와 감자탕'은 도쿄올림픽 중계 등으로 휴지기를 가졌던 KBS 수목극의 부활을 알린 작품이다. '달리와 감자탕'의 성적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가운데 '달리와 감자탕'은 시청률 5.7%(닐슨코리아 제공)로 자체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민재는 시청률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매번 드라마 하면서 생각을 안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 같다. 매번 이 작품에 최선을 다 했고 후회하지 않으면 되는 것 같다. 저희 드라마를 봐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했다"고 답했다.

오히려 김민재는 장르적 측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김민재는 "코미디가 무엇보다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기술로서 웃을 수 있게 만드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괜히 웃기려고 하지 말고 상황에 집중해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간 정제된 연기를 했었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봉인을 많이 풀었다"고 말했다.

▲ KBS2 '달리와 감자탕'에 출연한 배우 김민재. 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 KBS2 '달리와 감자탕'에 출연한 배우 김민재. 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김민재는 김달리로 분한 박규영과 훌륭한 케미스트리로도 호평을 받았다. 김민재는 "'레슬러'라는 영화에서 안면이 있었다. 편하고 친구 같이 지내면서 얘기도 많이 하면서 재미있게 잘 찍었다"며 박규영과의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달리와 감자탕'은 진무학과 김달리의 애정 신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무르익어가는 '어른 로맨스'를 그려냈다. "박규영 씨와 애정 신이 방송으로 보니까 되게 많더라"고 운을 뗀 김민재는 "침대에서 키스를 하는 신은 애정 신 중에서 수위가 높은 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잘 배려하면서 찍으려고 했다. 감독님도 많이 배려해주셨다. 투닥투닥 재미있게 잘 찍었다. 어떻게 찍는지 좋을까 많이 상의했다. 조심스럽게 잘 찍었다"고 전했다.

김민재는 타고난 성격부터 취향까지 판이한 진무학과 김달리의 로맨스를 설득력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김민재는 "정반대의 사람들이 스며드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리려고 했다. 첫눈에 반하는 순간이라든지, 캐릭터는 캐릭터대로 가져가되 어느 순간 스며들게 하는 포인트에 많이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진무학의 비서 여미리로 분한 황보라와의 합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김민재는 "(황보라와 함께한 촬영이) 너무너무 즐거웠다. 제가 뭘해도 다 받아주셨다. 티키타카가 너무 좋았다. 평소에 잘 챙겨주셨다"며 "선배는 유쾌함 속에 섬세함과 따뜻함이 있는 사람이다. 최고다"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MBC '위대한 유혹자',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KBS2 '달리와 감자탕'까지, 지상파 3사에서 주연을 꿰차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배우 김민재의 다음 목표가 궁금하다. 김민재는 "이렇게 하나하나 캐릭터를 채워가면서 다음에도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나면 좋겠다는 바람이 항상 있는 것 같다. 내년에도 꼭 좋은 뜻이 담긴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나길 바라면서 이번 해를 잘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달리와 감자탕'을 통해 '코미디'라는 장르에 대한 부담을 덜어냈다는 김민재는 '김치찌개' 같은,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재는 "김치찌개를 좋아한다. 김치찌개처럼 대중에게 가깝고 익숙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많은 시청자분들에게 제 연기로 신뢰를 주고 싶다"고 전했다.

▲ KBS2 '달리와 감자탕'에 출연한 배우 김민재. 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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