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대표팀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까지 승점 11점으로 2위를 기록 중이다. 13일 훈련에 나선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 손흥민(사진 아래)은 벤치에서 출전 기회를 잡으려 준비하는 비주전 선수들에게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파주, 이성필 기자]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을 소화 중인 벤투호는 선발진이 누구나 예상하는, 다소 고정된 면이 있다. 공격수 1명, 수비수 1명 정도가 바뀌는 정도다. 이마저도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나 김영권(감바 오사카)의 부상이 없었다면 주전은 더 굳어질 수도 있다.

찬반이 있기는 하지만, 주전의 틀이 잡히는 것은 본선까지 고려하면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일부 선수가 '어차피 뽑혀도 선발로 뛰기 어려운 데 의미가 없다'는 식의 생각은 A대표팀의 가치를 생각하면 다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결국은 안에서 증명해야 기회를 얻는다. 어린 송민규(전북 현대)가 선발, 교체 기회를 얻는 것이나 맏형인 오른쪽 측면 수비수 이용(전북 현대)의 자리를 아직도 누군가가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곱씹어봐야 할 부분이다.

대표팀 한 관계자는 "어느 나라 대표팀이나 주전이 아니면 불만이 나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우리 대표팀은 그나마 다들 성실하고 착하니까 현재 경쟁 구도가 깨지지 않는 것 아닐까"라고 전했다.

13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열린 훈련 분위기가 딱 그랬다.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벤치에 대기했거나 적은 출전 시간을 소화한 이들은 전술 훈련을 소화했다.

벤투 감독은 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웃다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움직임을 지켜봤다. 선수들의 훈련 시간이 길어야 1시간 20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것을 증명해야 했다. 실제 이날 훈련은 딱 1시간 만에 끝났다.

송민규, 강상우(포항 스틸러스) 등은 소리를 치며 자신을 알리라 애썼다. 막내급인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이나 첫 발탁이었던 김건희(수원 삼성)도 무엇이든 보여주려 볼을 잡으면 집중해 뛰었다.

분위기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했던 대표팀이다. 이날 훈련 후 밤늦게 카타르 도하행 항공기에 오르면 현지에서 훈련 기회는 최대 2회다. 그래서 왼쪽 풀백 홍철(울산 현대)이 경쟁자 강상우(포항 스틸러스)에게 "강상우! 볼을 발밑으로 강하게"라고 하자 "형! 경기에서 볼이 마음대로 와요? 훈련때 집중을 안 하는 것 같은데"라며 받아쳐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비주전 또는 교체 요원급 선수들로 분류되는 이들의 경쟁의식은 자연스럽게 주전급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된다. 훈련 30분이 지날 무렵 실내에서 몸을 풀었던 황희찬(울버햄턴), 이용, 정우영(알 사드) 등이 등장해 본부석 반대편에서 가볍게 뛰며 예열했다.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을 느낀 선수들은 밖에서 지켜봤다. 손흥민, 이재성(마인츠05), 김민재(페네르바체)가 그랬다. 김민재는 훈련이 끝난 뒤 통역을 대동해 벤투 감독과 10분여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상황을 알렸다.

손흥민은 좋은 팀 분위기에서 벤치에서 투입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노고를 언급하며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어디에 가도 (주전으로) 뛰는 사람들이지 않나. 고마운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라며 "주장으로서 한 번 더 안아주고 챙겨주고 싶다. 모든 사람의 마음이 똑같을 것이다. 대표해서 뛰고 싶다고 말이다. 한팀으로써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는 말 한마디를 해주고 싶다"라며 모나지 않고 흘러가는 대표팀에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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