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전 무승부 이후 실망한 손흥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허윤수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본선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한국은 오는 1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경기를 치른다. 이라크에서 펼쳐져야 할 경기지만 현지 치안 문제로 중립 지역인 카타르에서 열린다.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한국은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중 원정 경기가 4경기나 된다. 원정 3연전의 시작인 이라크전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현재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순항 중이다. 중동 5개국과 한 조에 묶이며 우려가 컸지만, 실속을 챙기며 이란(승점 13점)에 승점 2점 뒤진 2위다. 3위 레바논( 5점)과는 6점 차. 이라크(4점)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길 경우 본선행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반면 이라크-레바논-시리아로 이어지는 원정 3연전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부담은 커진다. 유일하게 남은 홈 경기가 난적 이란전인 만큼 복잡한 상황을 만들 필요는 없다.

물론 이라크가 쉬운 상대는 아니다. 한국을 이끌고 2006 독일 월드컵에 나섰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버티고 있다. 또 한국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는 골문을 굳게 잠그며 승점 1점씩 나눠 가졌다.

당시 한국은 손흥민이 집중 견제를 당하며 막혔고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한 채 무기력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침대 축구 논란으로 번지며 씁쓸함만 남겼다.

▲ 쓰러진 이라크 선수를 바라보는 김승규. ⓒ곽혜미 기자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은 이라크전 이후 "우리가 못해서 골을 못 넣었지만, 시간 끌기가 계속되면 축구도 발전할 수 없다"라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 발언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경기 후 분위기도 극과 극이었다. 이라크는 험난한 원정에서 거둔 값진 무승부를 만끽했다. 그러나 한국은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비판과 함께 벤투 감독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이라크전 후폭풍을 호되게 당했던 한국은 힘겹게 분위기를 바꿨다. 무승부 이후 3승 1무의 성적으로 불안감을 지웠고 이라크는 3무 1패로 휘청이고 있다.

또 한국과 이라크전에 앞서서는 레바논과 아랍에미리트(3점)의 경기도 펼쳐진다. 3위권과의 격차를 최대 8점까지 벌릴 좋은 기회다.

위치는 조금 달라졌지만, 원정 3연전의 출발선이라는 비슷한 상황을 맞은 한국. 지난 1차전의 부진을 반복해선 안 된다.

결국 키워드는 지난 1차전 이후 손흥민이 했던 말에 담겨 있다. 상대 침대 축구에 대한 비판보다 우리가 잘해서 득점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중동 원정길이 모래바람 부는 가시밭길이 되지 않고 꽃길이 되기 위해선 침대 축구란 단어를 먼저 지워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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