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원정 3연전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고자 한다.

한국은 1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경기를 치른다. 이라크에서 펼쳐져야 할 경기지만 현지 치안 문제로 중립 지역인 카타르에서 열린다.

최종예선 일정 10경기 중 5경기를 소화한 한국은 3승 2무 승점 11점으로 조 2위에 올라 있다. 1위는 4승 1무의 이란(13점).

무패 행진으로 순항 중인 한국이지만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남은 5경기 중 4경기가 원정에서 치러진다. 조 편성 당시 나왔던 중동 원정길에 대한 우려를 직접 마주할 차례다.

한국은 이라크전을 시작으로 레바논, 시리아와 차례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후 안방에서 난적 이란을 상대한 뒤 다시 아랍에미리트(UAE) 원정길에 오른다. 그나마 있는 홈 경기도 상대가 이란인만큼 쉬어갈 틈은 없다.

지난 5경기를 돌아보면 결과적으로 지지 않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래도 아쉬움은 분명 있다. 특히 이라크와의 1차전은 1점을 얻었다는 표현보다 2점을 잃었다는 게 가까울 정도였다.

당시 한국은 안방에서 최종예선의 출발을 알렸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감도 컸다. 상대의 밀집 수비에 막히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 후 불거진 침대 축구 논란은 자신을 더 초라하게 할 뿐이었다.

이라크전 이후 강한 비판을 받았던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란전 선전을 비롯해 점차 나아지는 경기력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러나 그 역시 이라크전이 아쉬웠던 건 마찬가지였다.

벤투 감독은 하루 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치른 5경기 중 1차전 경기력이 가장 안 좋았다. 내일 경기에서는 다른 것을 보여주겠다"라며 설욕을 다짐했다.

현재 이라크는 승점 4점으로 조 4위에 처져있다. 하지만 패배는 단 한 번뿐이었다. 잘 이기지는 못하지만 쉽게 지지도 않는 팀이다. 그만큼 선제골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경기다.

지난 UAE 전에서 한국은 1득점에 그쳤지만 다채로운 공격 루트를 선보였다. 손흥민은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았고 황희찬은 사이드를 누볐다. 여기에 조규성이 버텨주며 기습적인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황인범의 과감한 전진 패스도 돋보였다.

결국 수비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이는 이라크전 해법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조규성의 힘과 황인범의 창의성을 앞세워 상대 수비에 균열을 일으킨 뒤 손흥민과 황희찬이 파괴력을 더해 이라크 사냥에 나선다는 각오다.

한편 한국은 최근 이라크와의 두 번의 A매치에서 모두 비기며 승리가 없다. 이날 승리할 경우 2015년 1월 아시안컵 이후 3경기 만에 승리를 따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