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돌아왔으나 반전은 없었다.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0%. 두산 베어스의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이다.

두산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1차전 2-4, 2차전 1-6 패배에 이어 시리즈 3연패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까지 모두 승리한 팀이 우승할 확률은 100%(11회 중 11회)였다. 두산이 기적을 쓸 확률은 0%가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궁지에 몰린 가운데 회심의 카드를 꺼냈다. 어깨 부상 재활을 마친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를 3차전 선발로 내보냈다. 부상에서 막 돌아온 미란다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웠지만, 두산으로선 미란다 이상의 카드를 찾기 어려웠다. 

미란다는 자기 몫을 다했다.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까지 나오긴 했지만, 최저 구속이 138km까지 나올 정도로 편차가 컸다. 직구(48구) 위주로 던지면서 포크볼(27개)을 섞어 힘겹게 5이닝을 버텼다. 

0-0으로 맞선 5회초 1사 후 박경수에게 내준 홈런 하나가 컸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6구째 시속 147km짜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베테랑 박경수는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상대 선발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 꽁꽁 묶였다. 데스파이네는 5⅔이닝 2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4km에 이르는 빠른 공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는 데스파이네에게 두산 타자들이 거의 반응하지 못했다. 

타선이 전혀 쫓아가지 못하면서 숱한 위기를 넘긴 마운드도 결국 무너졌다. 이영하는 6회초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버텼지만, 7회초 배정대와 박경수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홍건희와 교체됐다. 홍건희는 1사 1, 3루를 만들고 조용호에게 1타점 적시타, 황재균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이영하의 책임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0-3으로 벌어지면서 kt로 흐름이 완전히 넘어간 순간이었다.  

두산은 8회말 박건우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으나 경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4위 두산은 이미 기적을 썼다. 5위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1승1패), 3위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2승1패), 2위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2승)를 거쳐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래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4위 팀이었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역시 최초였다. 

두산은 최초의 역사를 쓰며 진출한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무기력하게 4전 전패로 트로피를 내줄까. 2017, 2018, 2020년 3차례 준우승에 머물렀을 때도 1승도 없이 고개를 숙인 적은 없었다. 두산은 18일 열리는 4차전에서 자존심을 지키는 승리를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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