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강석천 수석코치, 정재훈 투수코치(왼쪽부터)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감독은 최고의 카드를 내고, 무너지면 끝나는 거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승부수가 더는 통하지 않는다. 필승 카드 이영하(24)와 홍건희(29)가 나란히 백기를 들었다. 그만큼 많이 던졌다. 누구도 둘을 탓할 수 없다.  

두산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3으로 졌다. 1차전 2-4, 2차전 1-6 패배에 이어 시리즈 3연패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까지 모두 승리한 팀이 우승할 확률은 100%(11회 중 11회)였다. 두산이 기적을 쓸 확률은 0%가 됐다. 

두산으로선 3차전이 승부처였다. 최원준, 곽빈, 이영하, 홍건희, 이현승, 김강률 등 기존 투수들이 힘이 빠진 가운데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는 큰 플러스 요소였다. 김 감독은 미란다가 가능한 긴 이닝을 버텨주면 이영하와 홍건희를 붙이는 전략을 세웠다. 플레이오프까지는 통한 필승 전략이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승부처마다 이영하와 홍건희를 내면서 "이들이 무너지면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미란다는 5회초 박경수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하긴 했지만, 5이닝 1실점으로 꽤 길게 버텨줬다. 6회부터 나올 이영하와 홍건희의 몫이 중요했다. 

이영하는 6회초 시작과 함께 황재균에게 안타를 내준 뒤 강백호와 유한준을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호잉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장성우를 2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일단 첫 고비는 넘겼다. 

▲ 이영하(왼쪽)와 홍건희 ⓒ 고척, 곽혜미 기자
두 번째 고비에선 통하지 않았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는 배정대와 박경수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홍건희와 교체됐다.

홍건희는 이영하의 책임 주자를 한 명도 묶지 못했다. 심우준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1사 1, 3루를 만들었지만, 조용호에게 좌전 적시타, 황재균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0-3으로 벌어졌다. 

이영하는 1이닝 33구 1피안타 4사사구 1탈삼진 2실점. 홍건희는 ⅔이닝 11구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최상의 카드로 자랑했던 투수들이 한국시리즈 들어 거의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kt 마운드에 막혀 타선도 전혀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 마운드까지 무너지면 숱한 기적을 쓴 두산도 어쩔 도리가 없다. KBO 구단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적을 썼지만, 2015년 김 감독 부임 후 4번째 준우승에 한발짝 더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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