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춘천, 김건일 기자] 강등 위기에 놓여 있는 강원FC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신임 감독이 잔류를 다짐했다.

18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강원FC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영표 대표의 비전을 듣고 감독직을 수락했다"며 "잔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감독은 "평소 신뢰 관계를 계속 유지했던 이영표 대표가 제시한 비전에 마음이 움직였다"며 "팀이 좋은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전 이런 힘든 시기를 선수들과 잘 헤쳐나간 경험이 있다. 반드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잘 극복해 내리라 믿고 있다"고 다짐했다.

강원은 18일 현재 강등권인 11위에 놓여 있다. 잔류할 수 있는 10위 성남과 승점 2점 차이다. 남은 2경기에 K리그1 생존 여부가 달려 있다.

-J리그에서 러브콜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선수 생활하면서 시야가 넓어졌던 때가 5년 동안 J리그에서라고 생각한다. 지도자로서 J리그에서 지도를 해보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평소에 신뢰 관계를 계속 유지해 왔던 이영표 대표의 현재가 아닌 강원FC의 미래 희망을 들었다. 설득 당했다기 보다 그게 내 마음을 움직였다. 그런 비전을 보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무었일까 고민했다. 워낙 이영표 대표가 진정성 있고 깊은 대화를 하면서 마음이 움직였다.

사실 지도자라는 직업이 항상 도전이다. 가장 해선 안 될 말이 포기다. 서울에 있을 때 2018년에 힘든 시기가 있었고 살아남았다. 분위기가 안 좋지만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지도자 생활을 해 왔는데, 다시 한 번 강원을 명문 구단으로, 이영표 대표와 머리를 맞대면 상당히 희망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소리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강원FC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구단) 안팎으로 소리가 유독 올해 많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선수들의 능력이 타 팀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과도기에 있다고 본다. 오게 된 이유는 현재보다 강원FC를 큰 구단으로, 팬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구단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도전 정신이 (마음을) 움직였다. 구단과 선수단, 지원 스태프와 협업한다면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지금의 모습이 강원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줘야 하는 것이 일이다. 잘 될 것 같다.

-감독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감독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트로피다. 준우승이 아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 선수단 개개인 강원FC의 구단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은 욕심이 움직였던 것 같다. 이영표 대표와 선수 시절부터 믿고 의지하는 좋은 신뢰감을 갖고 있다. 지금보다 더 큰 명문 구단으로 만들어 나가자는 진정성을 확인했다. 앞으로 지금보다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FC서울 시절 (강등 위기를 벗어난) 경험이 현재 어떤 도움이 될지

시즌 막바지에 우리 팀이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건 사실이다. 더더욱 상대는 제가 몸담았던 FC서울이다. 물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왔지만 승부 현장에선 치열함이라는 것을 갖고 경기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지만 빨리 내부 진단을 하고 선수단이 자신감을 끌어올려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김병수 감독 체제에서 특색 있는 축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감독님의 축구 색깔은

매력적인 축구를 했다. 평소에 좋아했던 축구 선배다. 과거는 과거다. 내가 팀을 만들고 어떤 축구를 할지 말하자면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 스포츠다.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이것을 잘 조합해서 장단점을 맞춰야 한다. 일단 수비가 견고하고 실점이 많지 않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16경기 중 역전승이 단 1번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니 뒷심이 부족하구나. 팬들도 지고 있다가 뒤집는 경기를 좋아할 것이다. 멘탈적으로 일찍 포기하고 그런 점이 데이터로 나와 있어서 많이 느꼈다.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고 본인들이 경기장에서 헌신하고 팀 승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을 해 줬으면 하는 그런 팀을 만들어 가고 싶다. 기량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약점을 보완하고 지도자가 (장점을) 끌어올린다면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이영표 대표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이영표 대표가 입단했을 때 우리가 우승을 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13번 했다더라. 진정성 있는 소통과 역할 분담에 관한 이야기가 괜찮았다. 사실 사람이 일을 할 때 서로 믿고 의지하고 보호하지 않으면 일하는 성취감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서로 간의 신뢰를 비롯한 것을 진정성 있게 이야기했다.

-선수단에 어떠한 메시지를 주고 싶은지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 팀을 이용하는 선수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희생해야 하고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것을 다 바쳐야 한다. 멘탈적으로 강해야 한다. 진정한 프로페셔널은 선수들도 어떻게 했을 때 경쟁력을 보여 줄 수 있을지 알고 있을 것이다.

16경기 중 1경기 밖에 역전승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선수들의 자세를 멘탈적으로 강조하고 싶다. 중요한 건 내가 선수 때 약간 강성이었다. 선수들이 주인공이라는 주인 의식을 갖게 보조자 역할을 하고 싶다. 나보다 잘 되도록 하고 싶다. 지금보다 도태된 팀이 아닌 더 건강한 팀, 희망적인 내용과 결과를 팬들에게 보여 줘야 한다.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이 해야 할 역할이 있으니까 그런 점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후배가 대표 이사가 됐는데 호칭은 어떻게 되는지

절친한 축구 후배고 상당히 믿고 의지할 수 있다. 선수 땐 누구보다 화려한 플레이를 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은 이 대표가 살아온 결과다. 항상 존경한다. (이 자리에) 들어오는 시기도 많은 토론을 했다. 하지만 이왕 마음을 먹은 이상 서로 역할 분담이라든지 현장은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서로 소통해서 큰 잡음 없이 건강한 팀으로 만들고 싶다. 후배로 선수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 어떻게 말을 할지 약간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다.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웃음)

-현재 건강은 어떤지

건강은 지난해와 올해 초에 수술을 하고 지금은 회복이 잘 됐다. 내 건강 보다는 현재 내가 맡은 우리 강원FC의 건강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전 전임 감독님의 장점을 계속 유지하되, 보완점이 분명히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두 경기가 될지 네 경기가 될지 모르지만 간절함과 위기 의식을 선수들이 가졌으면 좋겠다. 큰 폭의 변화보다는 남은 두 상대가 좋은 흐름을 타고 있기 때문에, 절대 승부의 세계에서는 쉽게 지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런 팀을 만들어 보고 싶다. 전술이나 이런 기존에 썼던 장점들을 많이 유지하고 수정할 부분들은 과감하게 봐야 할 것 같다.

-데뷔전이 서울이다

제 뿌리와 같은 팀이다. 제 축구 인생이 거의 다 (서울에서) 나왔다. 하지만 스포츠 세계 특히 축구는 도전의 연속이다. 강원FC에 와서 과거에 연연하면 좋은 상황이 안 나온다. 스스로 절박함을 갖고 먼저 접근할 것이다. 그래서 28일 FC서울전이 설레고 쉽게 물러서고 싶지 않다.

구단에서도 바라는 점이 있을 것이다. 이 대표의 이야기 중에서 장기적인 비전이 많았다. 선수들이 조바심을 버렸으면 좋겠다. 자부심을 갖고 경기한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최 감독은 1994년 LG 치타스에서 선수로 데뷔한 뒤 제프 유나이티드, 교토 퍼플상가, 주빌로 이와타 등 일본 J리그에서 활약했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시작으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2002년 한일월드컵 등 A매치 69경기 27점을 기록하는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한 공격수다.

은퇴 이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K리그에서 FC서울 감독직을 맡은 5년 동안 리그 우승과 FA 컵 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등을 경험했고, 2016년 중국 장수 쑤닝 감독으로 부임해 리그와 FC컵 준우승을 일궜다.

이후 2018년 10월 강등 위기에 놓였던 서울에 다시 부임해 팀을 잔류시켰고 2019년엔 리그 3위로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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