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장원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올가을 장원준(36, 두산 베어스)에게 기적과 같은 드라마는 없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장원준을 엔트리에 올렸다. 8월 말부터 2군에 머물던 장원준은 약 3개월 만에 1군에 합류할 기회를 얻었다. 외국인 원투펀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최원준, 곽빈, 김민규 3명으로 선발진이 버티고 있었는데 곽빈마저 허리 통증으로 등판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2군에서 선발감을 수혈하겠다던 김 감독이 장원준을 선택하면서 좌완 에이스의 복귀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었다. 

김 감독은 장원준의 선발 등판 가능성과 관련해 "선발로 등판할 일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쓸 상황이 생기면 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장원준은 플레이오프 2경기, 한국시리즈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번도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4경기를 치르는 동안 투수 엔트리 13명 가운데 12명이 기회를 얻었는데 홀로 부름을 받지 못했다.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한국시리즈 4차전은 선발투수 곽빈이 ⅔이닝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불펜 투수를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 미출전 선수로 빠졌던 최원준과 미란다, 어깨 피로가 쌓인 이영하, 그리고 장원준을 제외한 투수 8명이 전부 투입됐다. 경기를 4-8로 내주면서 두산은 1차전 2-4, 2차전 1-6, 3차전 1-3 패배에 이어 4연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장원준과 두산의 가을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났다.

장원준은 2015년 두산과 4년 84억원 FA 계약을 맺은 첫해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복덩이였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41승을 책임진 국내 에이스였다. 정규시즌 통산 129승으로 현재 KBO리그에서 뛰는 현역 최다승 투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9년부터 3년째 130번째 승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2017년 시즌 뒤 허리, 고관절, 무릎 등 부상에 시달리면서 슬럼프가 길어진 탓이다. 4년이라는 긴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버티면서 한번은 장원준다운 공을 던질 순간을 기다렸다. 

올해는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전향하는 것까지 받아들이며 재기를 꿈꿨다. 32경기, 1세이브, 4홀드, 18⅔이닝, 평균자책점 6.75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래도 장원준은 2군에서 부지런히 공을 던지며 기회를 기다렸고,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했으나 거기까지였다. 기적의 드라마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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