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장, 감독이 공석인 채 마무리캠프를 치르고 있는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의 단장, 감독직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

KIA는 지난달 30일 정규 시즌을 마친 뒤 며칠 지나지 않은 이달 1일 맷 윌리엄스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올해의 감독 출신의 윌리엄스 감독은 3년 계약을 맺고 지난해 KIA 사령탑에 올랐으나 팀이 6위, 9위에 그치면서 분위기 쇄신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1일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하면서 이화원 대표이사, 조계현 단장도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최준영 신임 대표이사만 동시에 발표돼 업무에 들어갔다. 4일부터 마무리캠프에 들어간 KIA는 2주가 넘게 새 단장과 새 감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마무리캠프는 김종국 수석코치가 지휘 중이다.

보통은 감독이 선수단 파악을 위해 마무리캠프부터 지켜보는 것이 좋기 때문에 새 감독과 함께 마무리캠프에 돌입하는 경우가 많다. 중간에라도 합류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감독 선임이 이뤄진다. 이 뿐 아니라 비시즌 팀 전력 보강을 위해 단장 자리가 빨리 채워져야 한다.

그러나 KIA는 신중, 또 신중하게 단장, 감독 후보들을 살피고 있다. KIA 관계자는 19일 "신임 대표이사님이 신중하게 다각도로 후보군을 살펴보고 계신다. 최대한 빨리 발표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시간에 쫓겨 성급하게 결정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KIA는 최근 감독 선임에 있어서 여러 가지 도전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케이스가 더 많았다. 팀의 슈퍼스타를 내세우고도, 창단 최초 외국인 감독을 뽑고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최근 5번의 감독이 모두 계약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불상사를 겪었다.

2008년 팀 지휘봉을 잡은 조범현 전 감독은 2009년 팀에 우승기를 안겼지만 2012년 계약 만료를 1년 앞둔 2011년 말 사퇴했고 선동열 전 감독은 2014년 말 재계약을 하자마자 자진사퇴했다. 김기태 감독은 재계약에 성공했으나 5번째 시즌인 2019년 5월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윌리엄스 감독 역시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면서 '감독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이 오명을 벗고 싶은 KIA기에 감독 선임에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현장과 프런트의 의견이 잘 맞아야 몇 번의 시즌을 보내는 '마라톤'을 치를 수 있는 만큼 단장 역시 감독과 같은 호흡으로 살펴보고 있다는 전언. 2017년 우승 이후 5위-7위-6위-9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며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오르지 못하는 KIA기에 프런트와 현장의 수장을 선임하는 작업이 더욱 신중하고 더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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