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나 셰르바코바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들의 경쟁은 눈사태에서 도망치는 것과 비슷하다"

미국 지상파 방송 NBC의 피겨스케이팅 해설가인 조니 위어(미국)의 말이다.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5차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19일 밤(한국 시간)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는 안나 셰르바코바(17, 러시아)다. 셰르바코바는 지난 3월 열린 2021년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우승했다. 2019~2020 시즌 본격적으로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그는 4개 그랑프리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셰르바코바는 가장 어려운 점프인 러츠를 4회전으로 뛰면서 피겨 스케이팅계를 경악하게 했다. 최근 성장기를 거치며 슬럼프가 오는 듯했지만 이를 이겨냈다. 그는 지난 7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막을 내린 올 시즌 그랑프리 3차전에서 총점 236.78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 안나 셰르바코바

올 시즌 셰르바코바는 쿼드러플 플립을 앞세워 각종 대회를 휩쓸고 있다. 그의 프리스케이팅 기술 목록을 보면 눈이 부실 정도다. 첫 과제로 쿼드 러플 플립을 뛴 뒤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도전하고 프로그램 후반부에서는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루프 그리고 트리플 러츠 + 싱글 오일러 + 트리플 살코를 뛴다.

셰르바코바는 '여자 싱글 챔피언 마스터' 예테리 투트베리제(47, 러시아) 사단의 선두 주자로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판도는 달라졌다. 투트베리제의 제자 가운데 또 한 명의 '천재 소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15살 소녀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는 지난달 31일 끝난 ISU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총점 265.08점으로 우승했다. 올 시즌 시니어에 데뷔한 발리예바는 2019~2020 시즌 주니어 무대를 휩쓸었다. 2020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그는 현재 여자 싱글 총점 최고 점수(265.08점) 보유자다.

발리예바는 살코와 토루프를 4회전으로 장착했다. 그는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 180점을 돌파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또한 여자 선수로는 '철의 장벽'과도 같았던 총점 250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 카밀라 발리예바 ⓒ 카밀라 발리예바 인스타그램 캡처

셰르바코바와 발리예바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의 유력한 우승 후보다. 두 선수의 차이점은 트리플 악셀에 있다. ISU 규정상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는 4회전 점프를 뛸 수 없다. 셰르바코바의 쇼트프로그램에는 더블 악셀을 없지만 발리예바는 이 기술을 첫 번째로 시도한다.

기술 구성을 볼 때 셰르바코바가 발리예바의 기록 세계 기록(265.08점)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러시아 선수들이 여자 싱글의 무대를 주름잡은 뒤 점수의 상승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 여자 싱글에는 이해인(16, 세화여고)과 박연정(15)도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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