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래리 서튼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축제는 모두 끝났다. 2021년 한국시리즈가 kt 위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이제 야구계의 시선은 올겨울 이적시장으로 향하게 됐다.

사실 가을야구가 한창인 와중에도 선수단 개편 움직임은 알게 모르게 진행 중이었다.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지 못한 구단들은 마무리캠프를 실시하는 한편, 전력 외 선수들을 방출하면서 내년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4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에서 열외된 롯데 자이언츠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는 페넌트레이스 종료 후 노경은과 오현택, 김건국, 한승혁 등을 내보내며 선수단 몸집을 줄였다. 그 사이 김해 상동구장에선 1군과 2군과 마무리훈련이 진행됐다.

올 시즌 역시 순탄치 않았던 롯데였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5월 사령탑 교체로 어수선한 상황을 맞았다. 그러면서 전반기 내내 하위권에서 머물렀고, 결국 후반기에도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8위로 올 시즌을 마쳤다. 그나마 새로 부임한 래리 서튼 감독이 설정한 육성 기조 속에서 많은 새 얼굴들을 발굴한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2019년 말 감독과 단장,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한 롯데는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냈다. 3년차를 맞는 내년에는 가을야구 진출이 더 이상 목표가 아니라 필수조건이 된다.

그러면서 야구계는 롯데의 지갑이 얼마만큼 열리느냐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한때 겨울마다 수십억 원의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롯데는 최근에는 그 크기를 줄였다. 과감하게 영입했던 선수들이 100%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조는 최근 FA 계약 현황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3년간 영입한 외부 자원은 내야수 안치홍뿐. 나머지 FA 계약은 기존 선수인 이대호와 전준우, 노경은, 고효준이 전부였다.

FA 투자는 구단의 선택이지만, 최근 씀씀이를 줄인 결과가 연속적인 가을야구 진출 실패로 이어지면서 올겨울에는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롯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서튼 감독을 위한 선물이다. 지난해 롯데 2군 사령탑으로 부임한 서튼 감독은 올해 5월 1군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페넌트레이스가 진행 중인 시점이라 제대로 된 취임 선물을 받지 못했다. 앞서 허문회 감독이 부임 후 내야수 안치홍을 품은 사례처럼, 향후 2년을 더 이끌어갈 서튼 감독에게도 이와 걸맞은 선물이 주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단 롯데는 올겨울 주축 야수들이 FA로 풀린다. 외야수 손아섭과 유틸리티 정훈이 이적시장으로 나간다. 둘 모두 현재 전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인 만큼 내부 단속이 필요하다.

이어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안방을 비롯해 좌완투수 그리고 딕슨 마차도 재계약 여부를 따른 내야 자원 영입도 고려해야 한다. 8위라는 성적만큼 이곳저곳 손 볼 곳이 많은 롯데다.

서튼 감독은 가을야구 진출이 무산된 페넌트레이스 막판 인터뷰를 통해 “예산은 분명 정해져 있다. 가지고 있는 자원을 육성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면서도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한 부분의 조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구단이 (FA를) 영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일말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무리캠프를 지휘한 서튼 감독은 20일 가족들이 기다리는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난다. 이어 두 달 정도 겨울휴가를 보낸 뒤 1월 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 기간, 롯데는 서튼 감독에게 어떤 선물을 안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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