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1990년생 트리오 허경민, 박건우, 정수빈(왼쪽부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한번만 더 힘써 주세요."

1990년생 트리오 박건우, 허경민, 정수빈은 다음 시즌에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함께 웃을 수 있을까. 올겨울 FA 자격을 얻는 박건우를 잡기 위한 친구들의 물밑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허경민과 정수빈은 여러 차례 '90트리오'를 유지하고 싶다고 언론에 강조해왔다. 이들은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 구단 관계자에게 "(박건우까지) 한번만 더 힘써 달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3루수 허경민과 중견수 정수빈은 지난해 나란히 FA 자격을 얻어 두산에 남았다. 허경민이 먼저 4+3년 85억원에 도장을 찍은 뒤 정수빈 잔류에 힘을 보탰다. 정수빈은 6년 5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두산은 두 선수에게 장기적으로 팀의 주축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FA 첫해 두 선수는 부진과 부상으로 부침이 있긴 했지만, 정규시즌 4위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이들은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도 박건우를 챙겼다. 허경민은 "사실 (박)건우랑 약속했다. 야구 잘하면 인터뷰 때 언급하기로 했다"며 "친구가 아닌 좋은 동료로 이야기하고 싶다. 두산을 승리로 이끄는 2명이 (김)재환이 형과 (박)건우다. 건우는 정말 팀에 남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그런 동료들이 있어야 조금 더 야구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제어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내 마음이 선수들의 마음 아닐까"라고 강조했다. 

정수빈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세 친구는 2009년 두산에 입단한 뒤로 단 한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다. 정수빈은 "(허)경민이랑 건우랑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크다. 경민이랑 같이 건우를 공략하면 넘어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건우도 친구들의 마음을 잘 알기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경민이랑 수빈이를 정말 많이 의지한다. 오래된 친구지만, 이제는 약간 가족 같다. 내가 힘들 때 옆에서 진짜 좋은 말 많이 해주고, 또 힘내라고 밥도 사주고 그래서 정말 고마웠다. 앞으로도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계약 성사에는 박건우와 구단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두산으로선 3번타자 박건우와 4번타자 김재환이 동시에 시장에 나온 상황이 버겁긴 하지만, 둘 다 잡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영입전이 치열했던 허경민과 정수빈은 장기 계약 카드를 꺼내 단속에 성공했다. 올해도 구단이 낼 수 있는 최선의 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박건우는 2016년 주전 우익수로 도약해 꾸준히 3할 타자로 활약했다. 1군 통산 926경기, 타율 0.326(3130타수 1020안타), 출루율 0.388, 장타율 0.492, 88홈런, 468타점을 기록했다. 우익수로 강한 어깨를 자랑하고, 외야 모든 포지션이 가능한 자원이다. A등급인 박건우는 김재환(A등급), 나성범(A등급), 김현수(B등급), 손아섭(B등급) 등 대어급 외야수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온 상황에도 여러 구단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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