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왼쪽)와 이야기 나누는 박승민 코치.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t 위즈는 2013년 창단 후 8년, 2015년 1군 진입 후 6년 만에 통합 우승의 꿈을 이뤘다.

kt는 창단 후 최하위권에 머무르다 2019년 6위로 올라섰고 지난해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그리고 올해 타이브레이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고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고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2019년 1군 투수코치로 팀을 맡아 조금씩 마운드의 기틀을 닦아온 박승민 투수코치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 특히 kt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역대 최초로 선발투수 4명이 4연승을 달성했다. 박 코치는 형님 같은 부드러운 카리스마 리더십으로 kt의 우승 마운드를 완성했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 나선 박 코치는 타이브레이커, 그리고 한국시리즈 1차전의 영웅 윌리엄 쿠에바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쿠에바스는 7월까지만 해도 이강철 감독이 불펜행을 고려할 만큼 기복이 컸으나 지난달 31일 타이브레이커에서 2일 휴식에도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7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박 코치는 "쿠에바스가 8월 아버님 돌아가시고 어려울 때 특별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보다 옆에서 지켜봐줬다. 나뿐 아니라 감독님, 동료들이 아픔을 나누고 위안을 주려고 했다. 그런 마음이 전달되면서 쿠에바스가 스스로 더 단단해지고 팀에 대한 애착이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타이브레이커 때부터 뭔가를 해내고 싶어했다. 100구 던지고 이틀 쉬고 또 등판해본 적이 없으니까 등판 전에는 '내가 40~50개 정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매 이닝 끝나고 컨디션을 체크했는데 3회부터는 '나한테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 정도로 에너지가 강했고 책임감도 커지면서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이야기했다.

쿠에바스의 에너지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박 코치는 "첫 경기 쿠에바스에게도 고마웠지만, 다음 경기에서 그 에너지를 이어받아준 선수들 덕분에 준비가 잘 됐다. 다들 빨리 경기를 나가고 싶어했다. (고)영표는 선발에서 빠졌을 때 많이 아쉬워했지만 빨리 마음을 다잡아줬다"며 흐뭇해했다.

2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 팀의 2연승을 견인해준 2년차 투수 소형준에 대해서는 "형준이는 144경기 치르고 나서 마지막 경기할 때도 나한테 그런 경기가 걸렸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였다. 지켜보는 것보다 경기에 뛰는 게 덜 긴장된다고 하더라"며 '빅게임 피처'의 능력을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박 코치는 마지막으로 "이런 선수들과 함께 한 것도 감사하고 운이 좋은 코치인 것 같다. 한 시즌 동안 큰 부상 없이 선순환이 잘된 것도 좋았다. (안)영명이, (김)민수, (이)보근, (유)원상이도 어떻게 보면 캠프 때부터 고참으로 팀을 이끌어주고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김)재윤이가 부상 없이 풀타임 뛰는 것도 올해 목표였다.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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