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유희관(왼쪽)과 장원준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 유희관(35)과 장원준(36)은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을까. 

유희관과 장원준은 선수 생활 연장의 갈림길에 서 있다. 두산은 현재 두 선수와 계약 연장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 19일 이동원, 백동훈, 고봉재 등 선수 12명을 일차적으로 정리했고, 오는 25일 전까지 두 베테랑 투수와 면담을 진행해 보류선수명단을 최종 제출할 예정이다.  

두 선수 모두 커리어를 이어 가고 싶은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왼손 에이스로 두산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만큼 이대로 유니폼을 벗기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유희관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진통 끝에 1년 10억원(옵션 7억원) 계약을 맺고 두산에 잔류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유희관을 5선발로 기용했으나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전반기 9경기에서 2승5패, 38⅔이닝, 평균자책점 8.15를 기록한 뒤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두산 좌완 프랜차이즈 최초 100승 고지를 밟으며 부진했던 올해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후반기 워커 로켓의 부상과 이영하의 부진으로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을 때 복귀해 2승을 추가하며 개인 통산 101승을 달성했다. 

100승 투수 타이틀을 얻었으나 거기까지였다. 유희관은 지난달 등판한 2경기에서 2패만 떠안은 뒤 2군에서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아리엘 미란다와 로켓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해 선발진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최원준-곽빈-김민규로 꾸려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2015년 김 감독 부임 이래 유희관 없는 가을은 올해가 처음이다. 

장원준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부상과 부진으로 고생한 시간이 길었다. 2018년 시즌 뒤 FA 재자격을 얻었으나 매해 FA 신청을 포기하면서 재기를 꿈꿨다. 지난해는 연봉 8000만원에 도장을 찍기도 했다. 올해도 FA 자격 유지 상태지만, 권리를 행사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원포인트 릴리프로 새 시즌을 맞이했으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32경기에 등판해 1패, 1세이브, 4홀드, 18⅔이닝,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한 뒤 8월 말 2군에 내려가 시즌을 마감했다. 플레이오프 때 극적으로 엔트리에 승선해 한국시리즈까지 함께하긴 했으나 단 한번도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팀의 준우승 장면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선수 생활 마지막을 향해 가는 베테랑들과 끝맺음하는 방법과 시기를 선택하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두산과 선수들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결론을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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