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정우영은 2019년 신인왕을 차지한 뒤 이듬해 '2년차 징크스'를 겪지 않았다. 3년차인 올해까지 꾸준히 성장하며 리그 최정상급 불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트윈스는 정규시즌 내내 지지 않는 야구로 꾸준히 상위권을 지켜왔다. 불펜 평균자책점 3.28,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 1위 0.968이 이를 뒷받침한다. 게다가 불펜 투구 이닝이 SSG 랜더스(599⅓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76⅓이닝이었는데도 혹사 논란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정우영은 최고 수혜자 가운데 한 명이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9년 어깨 염증으로 잠시 공백기를 가졌을 뿐 지난해와 올해는 전부 완주에 성공했다. 3년 내내 풀타임 시즌을 보낸데다 성적까지 최고 수준이다. 그는 이제 '풀타임 3년 검증론'을 만족했다는 말에 "풀타임 3년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아프지 않고 3년을 했다. 내가 잘 준비한 것도 있겠지만 구단에서 도와준 점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경기 수는 늘어났는데 투구 이닝은 줄고 평균자책점은 낮아졌다. 지난해는 65경기 75이닝 3.12, 올해는 70경기 65이닝 2.22다. 정우영 스스로도 "후반기 들어 자주 나가기는 했는데, 피로감은 있었지만 페이스가 떨어진 느낌은 아니었다"고 했다. 또 "전반기에 안 좋아서 이를 갈면서 후반기를 준비했다. 이렇게까지 좋을 줄은 몰랐는데 3년 가운데 가장 좋았다. 준비한 만큼 성적이 따라온, 나름 만족하는 시즌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제는 소통의 중요성을 안다. 데뷔 시즌 통증을 참고 무리하다 부상이 심해졌던 경험이 있어서다. 정우영은 부상 없는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내 상태를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참고 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나는 바로 얘기한다. 그렇게 솔직하게 대화하면서 관리가 더 잘 된 것 같다"고 했다. '안 되는 날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70경기나 나왔으니'라는 말에는 "올해는 컨디션이 안 좋다는 말을 별로 안 했을 정도로 몸 상태가 괜찮았다"며 웃었다. 

건강만으로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1.05를 다 설명할 수 없다. 정신적으로, 또 기술적으로 정우영은 더 성장했다. 그는 "144경기를 하면서 긴장하지 않는 날이 한 번도 없다면 거짓말이다. 드러내지 않을 뿐 긴장은 한다. 그런 상황에서 긴장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경험의 힘 같다. 이제는 요령이 생겼다"고 밝혔다. 

투구판 밟는 위치를 1루에서 3루쪽으로 바꾼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원동력. 스스로도 이 결정을 "신의 한 수"라고 말할 정도다. 정우영은 "왼손타자 상대가 편해졌다. 1루 쪽을 밟았을 때는 공이 크게 빠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몸과 마음, 그리고 과감한 시도. 이 세 가지가 '언터처블' 정우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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