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꿈치 수술 여파를 극복해야 하는 추신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1년 시즌을 앞두고 SSG 유니폼을 입고 전격적으로 KBO리그에 온 추신수(39)는 입단 당시 기대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고국에서 뛰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만 16년간 뛴 이 베테랑에게도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그런데 정작 준비가 덜 되어 있었다. 추신수는 이를 계속 불안해했다. 

추신수는 철저하게 자신의 ‘루틴’을 지키는 선수로 유명하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들이 그렇듯이 추신수 또한 수없이 고치고 보완한 자신의 루틴대로 시즌을 준비하고 또 시즌을 운영한다. 그런데 2021년은 이런 저런 사정 탓에 그런 루틴을 지킬 수 없었다. 그래서 예년 이맘때에 비해 자신의 페이스가 크게 떨어져 있다고 우려했다. 계약 때문에 시일이 다소 지체됐고, 결정적으로 코로나19 자가격리 탓에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아마도 미국에서 항상 하던 패턴보다 한 달 이상 늦은 몸 상태였을 것이다. 예전에는 한창 시범경기에 나서 100% 컨디션을 찾아가던 시기지만, 올해는 100%는커녕 2주의 자가격리로 정작 감이 더 떨어져 버렸다. 몸은 아프지 않았지만 마음의 조급함은 부상자나 마찬가지였다. 이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했으나 마냥 준비만 할 수는 없었다. 어쩌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리그의 선수 중 가장 시즌 준비가 되지 않았다.

실제 추신수는 시즌 초반 타율이 뚝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었고,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전반기 타율은 0.255에 불과했다. 추신수 또한 “타율이 아쉽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컨디션이 올라온 후반기에는 타율 0.276을 기록했고, 팔꿈치가 아픈 상태에서도 자신의 몫을 다했다.

추신수는 2022년 또한 원래 루틴대로 준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팔꿈치 수술 탓이다. 최근 2022년 1년 더 SSG에서 뛰기로 결정한 추신수는 자신을 괴롭히던 팔꿈치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먹는다. 인대가 거의 끊어진 상황에서 한 시즌을 치러본 추신수는 ‘이대로은 안 되겠다’는 확신을 굳혔다. 마흔 나이에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이건 어떤 선수에게는 큰 도전이다.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지명타자로만 뛴다면 굳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는 상태였다. 성가시긴 하지만 타격에 심각한 지장을 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명이 지명타자로 고정되면 엔트리 운영은 그만큼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다른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어렵다. 추신수도 이런 팀 사정을 고려했다. 또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외야 수비에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한숨과 함께 고민을 주위와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 있게 2루를 돌아 3루로 뛰는 상대 주자들을 보는 추신수의 자존심은 큰 상처를 받았다.

추신수는 16일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술은 큰 문제가 없었다. 이제는 재활과 레이스다. 재활 기간의 차이가 있지만, 투수든 야수든 수술 직후의 통증과 고초는 똑같다. 가동 범위 회복이나 초반 재활 과정도 비슷하게 흘러간다는 설명이다. 단지 더 강한 공을 더 많이 던져야 하는 투수들의 재활이 더 신중하고 더 기간이 길 뿐이다. 야수라고 해서 팔꿈치 수술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구단에서는 개막과 함께 수비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캠프 시작 시점에는 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재활 전문가는 “토미존 서저리의 경우 투수는 보통 1년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다. 한때 미국 트렌드는 이 재활 기간을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갔는데, 부작용들이 적지 않아 다시 기간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은 야수라고 해도 통증 없이 완벽히 공을 던지기까지는 최소 5개월 이상이 걸리는 게 일반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전반기 수비가 어려울 수도 있다. SSG도 이는 각오하고 있다.

관건은 타격에 주는 영향이다. 이 부분은 다소 긍정적이다. 이 재활 전문가는 “비시즌 동안 특별한 재활 변수만 없다면 수술 후 3개월 이후부터는 타격이 가능했다는 사례들이 있다”고 했다. 2월 캠프부터 타격 훈련을 소화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추신수 또한 일단 개막에 맞춰 정상적으로 타격을 하는 것을 가장 큰 과제이자 목표로 뽑았다.

다만 어쨌든 수술 받은 팔꿈치가 주는 이질감 등 초반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냥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쉽게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추신수가 이런 위협 변수들을 현명하게 이겨나가며 올해 봄과는 다른 봄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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