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금융그룹 레오 ⓒ KOVO
[스포티비뉴스=장충, 김민경 기자] "공 더 달래요. 답답합니다."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은 2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경기를 앞두고 먼저 레오(31) 이야기를 꺼냈다. 레오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이른바 '몰빵 배구' 걱정을 먼저 털어놓은 것. 레오는 지난 12일 한국전력전 4세트 40득점, 16일 삼성화재전 5세트 36득점, 20일 현대캐피탈전 5세트 42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한국 프로배구는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몰빵 배구를 지양하고자 여자부는 2015년, 남자부는 2016년부터 트라이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등 변화를 모색해왔다. 최태웅 감독의 현대캐피탈이 스피드 배구 열풍을 일으키면서 몰빵 배구와 거리를 두는 움직임이 리그 전반적으로 퍼졌다.  

석 감독은 최근 레오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현상을 지켜보며 마음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레오가 공을 더 달라고 한다. 세터 (곽)명우한테 조율을 잘하라고 한다. 안 줄 수도 없고, 다 줄 수도 없고 명우한테 달렸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공을 더 달라고 하는 게 얼마나 든든한지. 너무 힘들다고 하면 선수들이 오히려 눈치를 봤을 것이다. 토스를 나쁘게 해도 화를 안 내고 공을 더 달라고 하니까 명우는 좋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레오이기에 공격 집중 현상이 더더욱 주목을 받았을 수도 있다. 레오는 과거 삼성화재의 몰빵 배구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3시즌을 뛰면서 삼성화재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2014~2015시즌에는 34경기에 출전해 무려 1282득점을 책임졌다. 

6년이 흐른 지금도 레오는 코트에서 맹렬하게 공격을 퍼붓고 있다. 24일 현재 10경기에서 306득점을 기록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는 KB손해보험 케이타(20)로 9경기에서 324점을 뽑았다.

23일 우리카드전은 이상적이었다. OK금융그룹은 세트스코어 3-0(25-19, 25-19, 25-22)로 완승하며 1위를 탈환했다. 레오 18득점, 차지환 15득점, 조재성 9득점으로 고르게 공격을 펼쳤다. 중앙에서는 진상헌과 박원빈이 11점을 합작하며 힘을 보탰다. 

레오는 '공을 더 달라'고 주문한 것과 관련해 "몸을 빨리 풀기 위해서 공을 많이 달라고 했다. 오늘(23일)처럼 모든 선수가 잘해서 승점 3점을 얻고, 5세트도 안 가는 이런 경기력이면 공격을 분산해도 문제없다. (그때는) 몸을 조금 더 빨리 풀기 위해서 공을 달라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을 많이 때리고 점유율이 높으면 피곤한 게 사실이다. 오늘 같은 경기력으로 하면 체력 부담은 없을 것이다. 연습하는 게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처럼만 하면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지환은 레오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것과 관련해 "공격을 때리고 싶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렇다고 공이 안 올라온다고 불만을 표시하면 팀이 무너진다. 공격이 안 되면 리시브나 수비라도 도움이 돼서 코트에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욕심은 나지만 워낙 레오가 공격력이 좋아서 내가 때리는 것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으니까. 불만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레오는 세터 곽명우와 더 완벽한 호흡을 기대하며 계속해서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곽명우는 안정적으로 토스하는 세터라 만족스럽다. 가끔 이야기 많이 하는 게 '조금 더 네트에 붙여 달라'고 말한다. 시즌은 기니까 점점 맞춰가면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앞으로는 눈만 봐도 어떻게 공을 달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호흡을 맞추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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