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오프시즌 화제의 중심에 선 SSG지만, 정작 시장을 바라보는 구단의 속내는 복잡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가 오프시즌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할 기세다. 온갖 루머 앞에 SSG의 이름이 붙어 나오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SSG는 당혹스럽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루머처럼 마냥 달려들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KBO가 2022년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선수를 공시하고, 선수들도 서둘러 신청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것이다. 몇몇 구단이 FA 시장 쇼핑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SSG의 이름을 가장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 SSG가 이른바 큰손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는 지배적으로 돌고 있다.

아무래도 이미지와 연관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SSG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용진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과 구단에 대한 애정, 그리고 2년 내 우승을 노리는 구단의 단기 로드맵 등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대규모 실탄을 지원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은 충분한 일리가 있다.

이 때문에 그것이 진짜든, 아니든 SSG라는 단어가 모든 선수들 앞에 꼬리표처럼 붙는 수식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야구계에서는 에이전시들이 SSG의 이름을 십분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다양한 선택 여지를 열어두는 것과 별개로, 접촉 자체만으로도 선수 가치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FA 시장에서도 시장 참전을 예고한 SK 프런트의 전화가 시끄러웠다는 후문이다. “일단 한 번 만나자”라고 먼저 제안한 에이전시도 있었다. 구체적인 협상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이것이 접촉설로 퍼져 구단이 곤혹스러워한 경우도 있었다.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SSG도 온갖 루머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구단의 의중과 다른 부분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최근에는 아예 자세를 낮추는 경향도 보인다. 오히려 FA에 대한 의지는 지난해 이맘때가 더 강한 느낌까지 있다.

SSG도 외부 FA 시장에 대한 관심을 정면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과 온도 차이는 있다. SSG 고위 관계자들은 시장을 살펴볼 것이라는 전제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무조건적인 ‘참전’은 아니라고 일관적으로 선을 긋는다. SSG 고위 관계자들은 참전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신중하게 시장을 바라볼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2023년 도입 예정인 ‘샐러리캡’과 깊은 연관이 있다. SSG의 올해 연봉 상위 28인 금액은 약 89억 원으로 압도적인 리그 1위였다. 2위 NC(약 73억 원)보다도 훨씬 많았다. 추신수와 27억 원에 계약한 게 컸다. 팀 전체 연봉은 100억 원이 넘어간다. 

추신수의 연봉은 내년에도 27억 원이고, 올해 고생한 선수들의 연봉 인상도 예고되어 있다. 2023년 샐러리캡은 2022년 연봉 계약이 끝나야 정확하게 산출되겠지만, 각 구단들은 110억 원 안팎의 기준선이 설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SSG는 이미 샐러리캡을 걱정해야 할 수준에 왔다. 

기존 FA 계약들이 조금 빠지는 것도 있겠고, 추신수의 남은 기간도 길어야 2년 정도다. 그런데 당장 2022년 시즌이 끝나면 박종훈 한유섬이 FA 자격을 얻는다. 문승원도 등록일수에 따라 자격을 취득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여기에 김광현의 복귀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언젠간 돌아올 김광현의 연봉 빈자리를 남겨야 한다. SSG는 이 모든 것을 고차 방정식으로 계산해야 한다.

모든 구단이 그렇듯 SSG도 샐러리캡을 넘기는 것을 꺼린다. 첫해 초과하면 초과분의 50%가 제재금으로 부과되는데, 계산을 잘못하면 뱉어내야 할 금액만 몇 억 원 이상이 될 수 있다. 2회 연속 위반하면 초과금 100%의 제재금에 1라운드 신인 지명 순위가 9단계 밀린다. 

SSG는 “신인드래프트 픽을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구단 방침을 확실하게 세웠다. 이번 FA 시장을 신중하게 바라본다는 건, 적어도 샐러리캡 계산과 선수의 ‘금액’이 맞아야 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선수들의 몸값이 올라갈수록 SSG의 FA 영입 가능성은 떨어진다. SSG가 참전이라는 단어에 다소간 부담을 느끼는 이유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