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의 유니폼을 원하는 걸개. ⓒSPOTV NOW 중계 갈무리
[스포티비뉴스=허윤수 기자] 슬로베니아에서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슈퍼스타였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마리보르의 스타디운 류드스키 브르트에서 열린 2021-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조별리그 G조 5차전 무라(슬로베니아)와의 원정 경기에서 1-2로 일격을 당했다.

조 1위를 노렸던 토트넘(승점 7점)은 오히려 피테서(7점)와 2위 경쟁을 하게 됐다. 반면 4전 전패의 최하위 무라(3점)는 감격스러운 첫 승리를 따내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유로파 컨퍼런스리그는 조 1위가 16강에 직행한다. 조 2위가 되면 유로파리그 조 3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만큼 일정과 체력 부담이 가중된다.

토트넘 역시 이를 알고 있기에 주전 선수들과 원정길을 함께 했다. 다만 빡빡한 경기 일정을 고려해 손흥민, 루카스 모우라,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토트넘의 계획은 경기 초반부터 꼬였다. 전반 11분 선제 실점한 데 이어 31분에는 라이언 세세뇽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결국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후반전에 주전들을 대거 투입했다. 후반 27분 해리 케인이 동점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극장골을 얻어맞으며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씁쓸한 패배였지만 유럽 전역에 높아진 손흥민의 인지도를 알 수 있는 장면도 있었다. 하프 타임이 끝날 무렵 중계 카메라는 터널 쪽 관중석에 걸린 걸개를 보여줬다.

해당 걸개에는 "손흥민 선수, 우린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있어야 해요. 당신의 유니폼을 우리 아빠에게 줄 수 있나요?"라는 문구에 손흥민과 두 아이의 사진이 함께 있었다. 정황상 코로나19로 경기장을 찾지 못한 아이들이 아빠에게 부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슬로베니아는 확진 환자 수는 408,623명에 신규 확진자 수는 3,146명이다. 한국과 큰 차이가 없지만, 유럽 전역을 뒤덮는 재확산세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는(ECDC) 이달 중순 슬로베니아를 상황이 매우 우려되는 국가로 분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직접 손흥민을 볼 순 없었지만, 그의 유니폼이라도 얻기 위한 노력이었다. 어쩌면 이들에겐 무라의 유럽 클럽대항전 첫 승리보다 손흥민 유니폼 획득 여부가 더 큰 관심사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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