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1차지명 좌완 이병헌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제 내가 뛰게 될 팀이니까 더 자부심이 생겼어요."

KBO 구단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의 유니폼을 입는다는 상상만으로도 벅찼다. 두산 베어스 2022년 신인 1차지명 좌완 파이어볼러 이병헌(18)은 잠실야구장에서 선배들의 가을 야구를 직접 지켜보며 더 큰 꿈을 키웠다. 이병헌은 현재 1군 마운드, 나아가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서는 것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병헌은 지난 4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두산은 5-1로 승리하며 미러클의 서막을 알렸다. 3위 LG를 시리즈 2승1패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2위 삼성 라이온즈마저 2승으로 제압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4위팀의 한계로 1위 kt 위즈와 한국시리즈에서는 4패만 떠안고 준우승에 그쳤으나 충분히 박수받아 마땅한 기적이었다. 

입단이 결정되고 직접 관전한 가을 야구는 더더욱 특별했다. 이병헌은 "예전에는 그저 야구팬의 마음으로 경기장을 갔었는데, 지명을 받고 경기장에 가니까 나도 더그아웃에 있는 것처럼 더 집중하면서 경기를 지켜봤다. 내가 경기를 본 날에 팀이 이겨서 더더욱 기뻤고, 내가 이제 뛸 팀이라는 생각에 더더욱 자부심이 생겼다"고 되돌아봤다. 

마운드에서 LG 타선을 틀어막는 선배들을 지켜보며 잠실 마운드에 선 자신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이병헌은 "내가 저 마운드에 서면 어떨까 생각을 한번 해봤는데, 갑자기 혼자 떨리더라. 상상만 해도 그랬다"고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서울고 2학년 때부터 시속 150km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로 눈길을 끌었다. 이병헌이 3학년이 되는 올해 서울권 1차지명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한 두산행이 일찍이 점쳐졌다. 올해 7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8월에는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지명이 불투명하단 이야기도 있었지만, 두산은 이병헌의 성장 가치와 잠재력에 더 무게를 두고 지명권을 행사했다. 

두산은 지명 당시 "이병헌은 변화구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는데 그중 슬라이더는 빠르고 날카롭게 꺾여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하다. 수술 후 재활 중이지만, 차후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선수라고 판단했다. 힘이 좋고 하체 밸런스가 안정적이며 손끝 감각까지 좋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두산은 현재 불펜 투수, 그중에서도 왼손 투수가 귀하다. 올해도 38살 베테랑 이현승이 사실상 홀로 원포인트 릴리프 임무를 맡았다. 시즌 막바지 신인 좌완 최승용이 합류해 가능성을 보여줬는데, 최승용은 장기적으로는 선발감으로 보고 있다. 이교훈, 남호 등 기존 왼손 불펜들이 더 성장해야 하고, 이병헌이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병헌은 현재 서두르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수술하고 이제 딱 3개월이 지났다. 1학년 때도 수술을 한번 해봤는데, 평소보다 예민해지고 힘든 건 있다. 재활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고 들어서 복귀 시점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몸을 만들고 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천천히 건강하게만 돌아오라고 강조한 구단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병헌은 "올해는 아파서 못 보여 드렸지만, 두산이 믿어주신 만큼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가리지 않고 맡겨주시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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