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퓨처스 FA를 신청한 전유수는 2~3년은 더 현재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9년 시즌을 앞두고 kt로 트레이드됐을 당시, 전유수(35)는 “마음을 비우고 다시 뛰겠다”고 했다. 욕심은 없었다. 해오던 대로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자신은 있었다. 몸 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전유수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자신감도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전유수는 kt 입단 첫 해인 2019년 62경기에 나가 66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했다. 궂은일을 도맡아하며 팀의 소금으로 자리했다. 지난해에도 47경기라는 적지 않은 출장 기록을 쌓았다.

그런 전유수가 다시 “마음을 비우고 뛰겠다”라고 말한다. 전유수는 26일 공시된 KBO리그 퓨처스 프리에이전트(FA) 신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내년 만 36세가 되는 나이 등을 고려했을 때 신청에 많은 현실적 고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공시 직후 “속상하기는 하지만 어쩌겠나. 지금이 아니면 할 때가 없을 것 같았다”고 이야기하면서 “홀가분하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시즌 초반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8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6월 이후로는 계속 2군에 머물렀다. kt의 불펜 전력은 2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고, 전유수도 다른 베테랑과 마찬가지로 그 흐름을 이겨내지 못했다. 

하지만 스스로는 올해 이상의 성적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퓨처스리그(2군)에서도 꾸준히 경기에 나갔다. 전유수는 “단 한 번 아픈 적 없이 시즌 끝까지 계속 던졌다”면서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자신했다. 전유수는 올해 퓨처스리그 23경기에서 24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25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멀티이닝 소화도 잦았다. 그의 말대로 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민이 없던 건 아니었다. 전유수는 “아무래도 제도 자체가 (선수로서는) 쉽지 않지 않나”고 했다. 전유수를 데려가려는 팀은 그의 2021년 연봉(1억500만 원)의 100%를 보상금으로 줘야 한다. 그는 “나이도 부담이 될 것이다. 앞으로 현역 생활을 몇 년 더 할지도 모르고, 길게 잡아야 2~3년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는 “2~3년은 지금처럼 할 자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고민하던 남편은 아내의 응원을 얻으며 과감히 신청서에 도장을 찍었다. 전유수는 “컨디션도 좋고, 2군에서 꾸준하게 잘 던졌다. 아내도 많이 응원을 해줬다”면서 “2군 관계자 분들이 내 투구를 계속 보셨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평가를 기다리기로 했다. 퓨처스 FA 제도 도입 첫 해, 아직 더 던질 수 있다고 자신한 한 베테랑 투수의 새로운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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