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밀라 발리예바 ⓒ 카밀라 발리예바 인스타그램 캡처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현재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기량은 압도적이다. 최근 몇 년간 러시아의 안나 쉐르바코바(17) 알레나 코스토르나이야(18)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7)는 여자 싱글 무대를 주름잡았다.

이들 3인은 내년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여겨졌다. 그러나 올 시즌 판도는 다시 한번 바뀌었다. 쉐르바코바와 코스토르나이야 그리고 트루소바를 뛰어넘는 '천재 소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15살 소녀인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는 현 여자 싱글 총점(265.08점)과 프리스케이팅(180.89점) 세계 최고 점수 보유자다.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무대를 휩쓴 그는 지난 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무대에 서지 못했다.

시니어 데뷔 시즌을 1년 연기한 발리예바는 올 시즌 처음 출전한 ISU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여자 싱글 최고 점수를 받았다. 그는 지난 10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21~2022 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역대 최고 점수인 총점 265.08점으로 우승했다.

발리예바의 프로그램 기술 구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는 정상급 남자 선수들과 비교해 밀리지 않을 정도의 점프를 시도한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발리예바는 쿼드러플(4회전) 살코와 쿼드러플 토루프 + 트리플 토루프, 그리고 쿼드러플 토루프 + 싱글 오일러 + 트리플 살코를 구사한다.

▲ 카밀라 발리예바 ⓒ ISU 인스타그램 캡처

여자 싱글 선수들의 필살기였던 3 + 3 콤비네이션 점프는 발리예바에는 더블 악셀과 같은 존재다. 그는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후반부에 시도한다. 또한 3번의 4회전 점프로 구성된 프로그램 여백에 트리플 악셀과 트리플 루프, 그리고 트리플 러츠를 넣었다.

발리예바는 스케이트 캐나다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스텝 아웃)을 제외한 모든 요소를 깨끗하게 해내며 180점이 넘는 점수를 받았다.

ISU 규정상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는 4회전 점프를 뛰지 못한다. 트리플 악셀까지 장착한 발리예바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을 구성할 수 있다.

일본 매체 아사히 포스트TV는 26일 '피겨스케이팅 강국 러시아가 낳은 최고 걸작 발리예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올림픽 시즌에 나타난 천재 소녀 발리예바는 충격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라며 "그의 별명은 '절망'이다. 다른 선수들이 절대 이길 수 없다라는 뜻에서 이런 별명이 생겼다"라고 전했다.

발리예바의 지도자는 러시아 여자 싱글 정상급 선수들을 모두 키워낸 에테리 투트베리제(47, 러시아)다. 그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자기토바(19)와 은메달리스트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22, 이상 러시아)의 스승이다.

▲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자기토바(왼쪽)와 은메달리스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오른쪽)와 포옹하고 있는 에테리 투트베리제(가운데) 코치

이후 그의 팀에서는 세계 최고 기량의 여자 선수들이 계속 등장했다. 투트베리제 코치는 "발리예바는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재능이 넘치고 있다. 존경할 정도다"라며 제자를 극찬했다.

발리예바는 현재 러시아 소치에서 진행 중인 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6차 대회 로스텔리콤 컵 여자 싱글에 출전한다. 자국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그는 자신이 세운 최고 점수 경신에 도전한다.

아사히 포스트TV는 "발리예바는 이미 전설을 쓰고 있다. 4회전 점프는 물론 스핀도 모두 레벨4를 받을 정도로 완벽하다. 그의 별명대로 라이벌들에게 '절망'이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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