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장르만 로맨스'(왼쪽) '연애 빠진 로맨스' 포스터. 제공|NEW, CJ ENM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발칙한 15세 로맨스 영화들이 극장가에 당도했다. 제목부터 당당히 '로맨스'를 내세웠지만 조금은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두 편, '장르만 로맨스'와 '연애 빠진 로맨스'다.

둘 모두 15세 관람가에,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는 여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를 맛깔스럽게 풀어냈다. 맛깔나는 웃음 포인트가 곳곳에 있는 코미디면서 개성과 메시지가 분명하다.

'장르만 로맨스'는 존경받는 소설가지만 실상은 지질하기 이를 데 없는 주인공 김현(류승룡)을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엮인 관계들을 그린다. 너무나 인간적인 소설가 선생님에겐 아들 문제로 여전히 투닥거리는 전처 미애(오나라), 그 절친이면서 미애와 몰래 사귀는 출판사 사장 순모(김희원), 이웃집 유부녀 정원(이유영)에게 흔들린 질풍노도의 10대 아들 성경(성유빈), 그에게 사랑한다며 다가오는 천재 작가 유진(무진성)이 있다. 얼핏 보면 로맨스지만 코미디 액션 서스펜스에 호러는 물론 문학적 감수성까지 듬뿍 녹은 드라마의 매력이 출중하다.

21년차 배우 조은지 감독이 처음으로 장편 상업영화의 메가폰을 잡아 '로맨스'긴 한데 '로맨스'라 하기 애매한 이들의 사정을 거침없지만 유쾌하게, 발칙하지만 사랑스럽게 그렸다. 관계에 대한 진지한 질문도 놓치지 않는다. 장난스럽지만 속 깊은 친구같달까. 손에 잡힐 듯 현실적이면서도 한끗이 달랐던 '배우 조은지'의 매력이 연출작에도 고스란히 담긴 듯하다. 애정을 듬뿍 담아 저마다 숨결을 불어넣은 허점투성이들이 하나하나 살아 숨쉰다. 

그에 비한다면 '연애 빠진 로맨스'는 남녀 주인공이 중심에 있다. 관계맺기에 지쳐 그저 솔직한 몸의 욕구에 충실하기로 한 함자영(전종서), 난데없는 섹스칼럼 연재를 맡아 취재차 상대를 찾아나선 잡지사 기자 박우리(손석구)다. 이름부터 야릇한 두 사람이 중간과정을 건너뛰고 일단 모텔을 드나들며 쌓아가는 관계가 발칙하고도 흥미진진하다.

단편 '비치온더비치', 장편 '밤치기' '하트' 등을 선보인 정가은 감독은 연출과 주연을 겸한 작품들을 통해 여성의 성과 욕망을 거침없는 솔직함으로 풀어내며 주목받아온 터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감독의 독보적 세계와 15세 상업영화의 접점을 보여준다. 당당하게 선넘는 섹드립만으로는 청불 수위를 이미 넘었다. 여기에 재기발랄한 위트와 유머를 곁들여 관객들을 파고든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 스틸. 제공|NEW
제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인다. '장르만 로맨스'의 류승룡은 코미디도, 드라마도, 로맨스도 다 되는 전천후 배우의 진가를 드러낸다. 이뿐이랴.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에 오정세 류현경까지 하나하나 찰떡같은 캐릭터로 영화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린다. 특히 영화가 처음인 무진성은 이 영화의 발견이라 할 만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연애 빠진 로맨스'에선 두 주연의 또 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발칙한 전종서, 어수룩한 손석구의 지독한 썸을 응원하고 싶어진다.

개봉 첫 주 '이터널스'를 누르고 당당히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드러낸 '장르만 로맨스', 개봉 이틀차 순위가 상승하며 입소문 저력을 드러낸 '연애 빠진 로맨스'. 두 영화가 선전하며 관객의 사랑을 더 듬뿍 받을 수 있을지에도 기대가 쏠린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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