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경구. 제공|제42회 청룡영화상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애정과 믿음이 어린 수상소감의 향연이었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제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김 터널을 뚫고 맞이한 뜻깊은 이날 시상식에서는 의미심장한 소감과 인사들이 이어졌다. 특히 사랑하는 배우자와 가족, 든든한 동료 선후배를 언급한 소감들이 영화팬과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산어보'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설경구는 "'자산어보'로 배우상을 주신다면 요한이한테 줬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왔다. 변요한 씨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며 함께 후보에 오른 '자산어보'의 변요한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아내 송윤아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동지 송윤아씨에게 감사 드린다. 절 걱정해주시고 염려해주시는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며 "'자산어보' 대사처럼 구정물 흙탕물 다 묻어도 마다 않는 자산 같은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소감을 마무리했다.

'세자매'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문소리는 "저희 집에 있는 그 장 모 감독님이 굉장히 요즘 힘들어 한다"며 남편 장준환 감독 이야기를 꺼냈다. 

문소리는 "본인은 감독으로서 재능이 없다고 우울해한다. 창작의 고통에 빠진 모습이 예전엔 멋있었는데 지금은 짠하다"면서 "이 자리를 빌려서 장준환 씨 머릿속에 있는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는 확신한다. 기운 내셨으면 좋겠다"고 굳건한 믿음과 응원을 보냈다.

▲ 문소리. 제공|제42회 청룡영화상
'모가디슈'로 감독상을 받은 류승완 감독도 자신을 늘 응원하고 때로는 엉덩이를 걷어차 준다며 파트너이자 동지이기도 한 아내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를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4단계에서 개봉하는데 걱정이 많았다. 그럼에도 봐주신 관객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 드린다"면서 올해 작고한 고 이춘연 씨네2000 대표에게 상을 돌린다고 언급해 뭉클함을 더했다.

'세자매'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김선영은 작은 영화가 무려 5개부문 후보에 올랐다며 울컥해 눈물을 쏟았다. 그는 "사랑하는 우리 딸, 혼자서 집에서 보고 있는데 너무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모가디슈'로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허준호는 "공백기가 있어서 한국 영화의 발전에 대한 경험을 벅차게 했다"면서 "오늘도 하루만 즐기겠다. 더 이상 즐기지 않고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 드리고 다시는 사고 안 치는 배우 되겠다"고 뼈 있는 소감을 남겼다.

'혼자 사는 사람들'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공승연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인 동생 정연을 언급해 또한 눈길을 모았다. 공승연은 "혹시나 해서 어제 급하게 수상 소감을 준비했는데 동생(트와이스 정연)이 비웃더라. 내가 너무 오버했나 생각했다"면서 "이럴 줄 알았다면 제대로 준비할 걸 그랬다"며 눈물을 쏟았다.

▲ 출처|KBS2 '제42회 청룡영화상' 방송화면 캡처
재미와 의미를 다 잡은 '말'의 향연은 수상소감에 그치지 않았다. 

시상자로 나섰던 정우성 이정재의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도 시선을 붙들었다. 시상자로서 이례적으로 환호 속에 입장한 이정재 정우성. 그러자 정우성은 "8년만에 함께 청룡영화상 시상자로 나섰다. 무대에 나오기 전에 둘이 손이라도 잡고 나와야 되나 생각을 잠시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사회자인 '청룡 안방마님' 김혜수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은 것 같아요"라고 응수, 두 사람을 당황시키며 베테랑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웃음짓던 정우성은 "우리는 깐부니까"라며 '오징어 게임' 속 설정을 빌려 이정재와 새끼손가락을 걸어 더욱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 출처|KBS2 '제42회 청룡영화상' 방송화면 캡처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은 배우 윤여정은 후배들의 기립박수 속에 등장해 2부 오프닝을 장식했다. 윤여정은 "며칠 전에, 아니 몇 주 전에 영국 가디언지하고 인터뷰를 했는데 기자가 묻더라. 한국 대중 예술이 이렇게 갑자기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이유를 알 수 있느냐고"라며 "'기생충', BTS, '오징어게임' 등. 우리는 언제나 좋은 영화, 좋은 드라마가 있었다. 갑자기 세계가 갑자기 지금 우리에게 주목할 뿐이라고 대답했다"고 밝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어 윤여정은 후배 배우들과 영화인들을 향해 "제 말에 책임을 지게 해주셔야 됩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우리 다같이 앞으로도 바라볼 게 많은 여러분이 좋은 이야기, 많은 이야기들 영화로 만들어서 세계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저의 바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 제공|제42회 청룡영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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