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 여자 단식 8강에 진출한 서효원(왼쪽)과 친동생 서효영 SPOTV 탁구 해설위원 ⓒ 서효영 인스타그램 캡처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탁구 대표 팀의 맏언니 서효원(34, 한국마사회, 세계 랭킹 22위)이 세계선수권대회 파이널 여자 단식 8강에 진출했다.

서효원은 27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조지 R 브라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WTT(World Table Tennis) 세계선수권대회 파이널스 여자단식 16강전에서 두 호이 켐(24, 홍콩, 세계 랭킹 13위)를 4-1(11-9 11-9 10-12 11-9 11-9)로 이겼다.

서효원은 지난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단식에서 16강에 진출했다. 그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8강에 진출하며 2년 전 기록한 개인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그는 지난 10여 년 간 꾸준하게 태극마크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에 실패하며 아픔의 시간도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 큰 힘이 됐던 이는 동생 서효영(31)이었다. 언니와 어린 시절부터 탁구를 시작한 그는 현재 유튜브 탁구 크리에이터와 탁구용품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 서효원 ⓒ 대한탁구협회

그는 이번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중계하는 SPOTV 해설위원으로 언니의 경기를 지켜봤다. 서효원의 8강 진출이 확정되자 서효영 해설위원도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언니가 대회를 앞두고 부상 때문에 고생했다. 무릎과 손목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이 있었다. 늘 안고 있는 부상인데 잘 버티고 좋은 경기를 펼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 위원은 "언니는 매 순간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며 임한다. 지금은 노장이고 체력도 예전 같지 않은데 이번 대회에서는 컨디션이 좋은 거 같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잘하고 있고 전성기 때 기량을 보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서효원은 이번 대회 승부처에서 강한 집중력이 돋보였다. 매 게임 접전이 펼쳐질 때 그는 놀라운 뒷심을 보이며 승자가 됐다.

서효영은 "언니가 마지막 승부처에서 강한 원인은 서브에 있다. 장점이 서브인데 서브가 강한 선수는 듀스 상황이나 경기 막판에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 서효원(오른쪽)과 서효영 탁구 자매 ⓒ 서효영 인스타그램 캡처

올해 서효원은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효원을 지켜본 서 위원은 "언니는 수비형 선수라는 특성상 국내 대회에 약했다. 올림픽은 출전하지 못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휴식하며 부상 관리를 한 점이 이번 대회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서효원은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세계 랭킹 2위 쑨잉샤(21, 중국)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쑨잉샤는 아드리아나 디아즈(21, 푸에르토리코, 세계 랭킹 16위)와 16강전을 치를 예정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쑨잉샤와 서효원이 8강에서 만날 것으로 여겨진다.

서 위원은 "중국 선수들을 비롯한 세계 정상 선수들은 언젠가는 만난다. 랭킹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라며 "언니는 예전에 쑨잉샤를 만난 적이 있는데 경기는 졌지만 매 게임 접전을 펼쳤다. 상대적으로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경기 당일 컨디션도 중요하다. 예전 쑨잉샤와 만날 때 경기 내용은 종이 한 장 차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파이널에 출전한 한국 남녀 선수들은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임종훈(24, KGC인삼공사, 세계 랭킹 71위)은 이날 남자 단식 16강전에 나섰지만 트룰스 뫼르고드(19, 스웨덴, 세계 랭킹 77위)에 3-4로 역전패했다.

▲ 서효원 ⓒ 대한탁구협회

서효원은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8강 무대를 밟았다. 이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을 낸 그는 부활을 알리며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서효원은 큰 부담 없이 8강전을 치를 수 있다. 서 위원은 "어제 언니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메달은 따야 축하받을 상황이 아닌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응원을 받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한다. 메달을 따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이니 그때 축하를 받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서효원은 28일 쑨잉샤와 디아즈가 펼치는 단식 16강전 승자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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