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최동원의 기록을 깨고 225탈삼진을 달성했는데…."

두산 베어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2)가 KBO리그 MVP를 차지할 수 있을지 대만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미란다는 지난해까지 대만프로야구(CPBL) 중신 브라더스에서 뛰었다. 25경기에서 10승8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며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올해는 두산과 80만 달러 계약을 맺고 한국으로 왔다. 두산이 최초로 영입한 CPBL 출신 외국인 선수였다.  

대만 매체 '산리신문'은 지난 24일 미란다가 CPBL 출신으로 KBO리그에서 처음 MVP를 차지하는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했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싱농 불스(현 푸방 가디언스)에서 뛰었던 투수 마크 키퍼가 2002년 KIA 타이거즈에서 19승 에이스로 활약했으나 MVP와 인연은 없었다. 2002년 MVP는 47홈런을 친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은퇴)의 몫이었다. 

미란다는 올해 리그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다. 28경기에 등판해 14승5패, 173⅔이닝, 225탈삼진,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은 다승 부문에서 공동 4위에 그쳐 불발됐지만, 고(故) 최동원이 1984년 작성한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223개 대기록을 37년 만에 갈아치우는 저력을 보여줬다. 최동원은 1984년 MVP였다.

1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은 덤이었다. 미란다는 해마다 KBO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까지 수상하며 MVP 주가를 올리고 있다. 

매체는 2002년 키퍼 사례를 들며 외국인 선수인 미란다가 한국 선수들과 경쟁에서 앞설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유력한 MVP 경쟁 후보로는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거론됐다. 올해 39살인 오승환은 44세이브로 1위에 오르며 노익장을 과시했고, 이정후는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으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최근 2년은 외국인 선수들이 MVP를 차지했다. 2019년은 두산 투수 조쉬 린드블럼, 2020년은 kt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영광을 안았다. 1998년 OB 내야수 타이론 우즈가 외국인 선수 최초로 MVP를 차지했고, 2007년 두산 투수 다니엘 리오스, 2015년 NC 내야수 에릭 테임즈, 2016년 두산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뒤를 이었다. 

올해 미란다가 MVP로 선정되면 역대 7번째 외국인 수상자가 된다. 두산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4번째다. 

MVP와 신인상 등이 발표되는 '2021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은 오는 29일 진행된다. 투표는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 언론사 취재기자 115명이 참여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