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이영하(24)와 홍건희(29)의 놀라운 가을 활약은 달리 말하면 불가피한 혹사였다. 두산이 불펜 혹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영하와 홍건희는 후반기부터 김태형 두산 감독이 가장 믿는 필승조였다. 두산이 정규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 끝에 4위를 차지하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임무를 해냈다. 외국인 원투펀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최원준-곽빈-김민규 등 영건 선발 3명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영하와 홍건희가 길게는 3~4이닝까지 끌어줬기에 플레이오프까지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결국 탈이 났다. 이영하는 두산이 올가을 치른 11경기 가운데 7경기에 등판해 13⅔이닝 240구를 던졌다. 플레이오프까지 평균자책점은 2.45였는데, 한국시리즈 2경기 평균자책점은 10.13까지 치솟았다.

홍건희는 이번 포스트시즌 5경기에 등판해 9⅓이닝을 책임졌다. 지난 9일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이닝 52구 1실점 역투를 펼치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발판을 놓은 게 압권이었다. 

동료 투수들은 이들의 역투를 지켜보며 "대단했다. 멋있었다"고 입을 모았으나 두산으로선 반복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 이영하와 홍건희, 이현승, 김강률 외에도 승리 상황에 믿고 올릴 수 있는 투수들을 확보하는 게 중요했다. 

두산은 지난달 말부터 쏟아져 나온 방출 선수들을 급히 물색했다. 현장에서 임창민(36)과 김지용(33)을 요청해 구단이 움직였다. 임창민은 통산 94세이브를 챙긴 베테랑 불펜이다. NC에서 세대교체를 이유로 방출을 결정했지만, 올 시즌 46경기에서 17홀드, 40⅓이닝,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해 유니폼을 벗기는 아까운 성적을 냈다. 

김지용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LG 불펜의 주축으로 활약하다 2018년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2019년 시즌은 재활로 쉬었고, 지난해부터 복귀를 준비했다. 올해는 퓨처스리그 21경기에서 1세이브, 5홀드, 16⅔이닝, 평균자책점 2.16으로 좋은 성적을 냈으나 1군 등판은 3차례(4이닝 무실점)에 그쳤다. 구단에 방출을 요청하고 새로운 팀을 찾은 배경이다.

두산은 임창민, 김지용과 계약 여부와 관련해 "긍정적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메디컬 테스트와 연봉 협상 과정이 남아 있어 최종 확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두 선수 외에도 영건들이 더 성장해줘야 한다. 기존 필승조 박치국은 올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다음 시즌 개막과 함께 복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영하의 보직을 추후 결정하겠지만, 다음 시즌 다시 선발로 돌아온다고 가정하면 불펜 보강이 절실하다. 이승진, 김민규, 박정수 등이 조금 더 안정감을 더하고, 권휘, 최승용, 이교훈 등 올해 1군 경험을 많이 쌓은 신인급 투수들이 더 성장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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