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FA 대박 기회를 노리는 김현수(왼쪽)와 강민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을 벌어들인 선수는 최정(SSG)이다. 최정은 두 차례의 FA 계약으로만 총 192억 원을 손에 넣었다.

2015년 시즌을 앞두고는 4년 총액 86억 원에 사인했던 최정은 2019년 시즌을 앞두고 6년 총액 106억 원에 계약하면서 ‘종신 프랜차이즈’의 길을 선택했다. 최정은 두 번째 FA 계약 이후로도 꾸준한 성적을 거두며 모범적인 FA 신화를 열고 있다. 최정의 사례는, “기량이 확실한 S급 선수라면 30대 이후로도 충분히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사례를 KBO리그 FA 교본에 새겨 넣었다.

역대 2위는 이대호의 176억 원(150억 원+26억 원)이다. 물론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었지만 KBO리그 FA만 놓고 보면 2위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 맺은 4년 총액 150억 원 계약은 여전히 KBO리그 역사상 단일 FA 계약 최고 금액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최정 이대호의 기록이 차례로 경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FA 시장에 강민호 김현수가 나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들은 앞선 두 차례의 FA 협상에서 많은 돈을 벌어들인 움직이는 야구 재벌들이다. 올해 나란히 FA 자격을 다시 얻었고, 이제는 생애 마지막 대박에 도전한다.

강민호는 첫 FA에서 4년 총액 75억 원, 그리고 2018년 삼성으로 이적할 당시 4년 총액 80억 원을 받았다. FA 누적 155억 원으로 이미 역대 3위다. 김현수는 이대호와 같이 해외 이적으로 이 랭킹에서는 다소 손해를 본 케이스다. 그러나 2018년 LG와 계약할 당시 4년 총액 115억 원을 받아 한 번의 계약만으로도 높은 순위에 위치하고 있다.

강민호가 최정의 기록까지 남은 금액은 41억 원이다. 강민호는 포수라는 특수 포지션이다. 내년에 만 37세가 되지만, 여전히 좋은 포수라는 것을 증명한 2021년이었다. 강민호는 2021년 123경기에 나가 타율 0.291, 18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9를 기록했다. 공격이 건재했다.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삼성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FA 등급이 ‘C등급’이라는 점은 매력적이다. 보상 선수 없이 직전연도 연봉에 150%만 보상하면 된다. 7억5000만 원이다. 포수가 급한 팀이라면 틈새를 노려볼 수도 있다. 3년 이상의 계약이라면 41억 원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재훈(한화)이 5년 총액 54억 원에 계약한 것도 강민호에게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김현수도 역대 1위를 향한 유력한 후보다. 김현수는 LG로 이적한 뒤 팀의 구심점과 중심 타자 몫을 잘해내며 가치를 증명했다. 2021년 공격 성적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만한 선수를 찾기는 어렵다. B등급 선수로 25인 보호선수 외 1명과 전년도 연봉 100%(10억 원) 혹은 전년도 연봉 200%(20억 원)로 보상해야 한다. 25인 외 보호선수 가치가 10억 원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김현수를 데려가려면 20억 원을 보상해야 할 공산이 크다.

보상 장벽이 다소 높기는 하지만 김현수는 내년 만 34세로 ‘황혼길’에 접어든 선수는 아니다. 가진 실력을 고려했을 때 3~4년 정도는 충분히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로 뽑힌다. LG의 제시액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정의 기록을 깨기 위해서는 총액 77억 원 이상의 계약이 필요하다. 김현수 또한 4년 이상의 계약으로 LG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을 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신기록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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