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 신인왕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논현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 35년 만에 구단의 숙원을 푸는 순간, 원조 타이거즈 신인왕도 흐뭇하게 웃었다.

이의리는 29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 두베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영광의 신인상을 안았다. 이의리는 총점 417점을 받아 2위 최준용(롯데, 368점)을 간발의 차로 제쳤다.

올해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이의리는 고졸 순수신인으로는 흔치 않게 개막 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1년을 보냈다. 이의리는 후반기 손톱, 발목 부상에 아쉽게 일찍 시즌을 마쳤으나 시즌 19경기에 나와 4승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전반기 활약을 발판삼아 2020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했다.

1982년 창단한 해태부터 그 명맥을 이은 KIA에 이르기까지 타이거즈 소속 신인왕은 이의리 이전에 단 1명 뿐이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1985년 해태에 입단한 이순철 현 SBS 해설위원은 그해 99경기에 나와 369타수 112안타(12홈런) 50타점 67득점 31도루 타율 0.304를 기록해 신인상을 받았다. 

그후 타이거즈에는 신인왕이 없었다. 1993년 해태에 입단한 이종범도, 2005년 윤석민도, 2007년 양현종도 신인왕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의리는 신인왕 수상 후 구단 역사를 새로 쓴 것에 대해 "기쁘다. 앞으로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순철 해설위원. ⓒ스포티비뉴스DB

같은날 연락이 닿은 이 위원은 기분좋은 목소리였다. 이 위원은 "(신인왕이) 더 빨리 나왔어야 하는데 너무 늦은 것"이라며 "신인왕 타이틀을 내줬지만 전혀 아쉽지 않다. 야구는 기록 경기고 역사는 새롭게 써져야 한다. 아쉬운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이 이처럼 기분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수상자가 이의리기 때문. 이 위원은 "받을 만한 선수가 받았다. 고졸 1년차임에도 전반기, 올림픽에서 보여준 능력은 야구를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올해 류현진만큼의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그에 버금가는 느낌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이어 "신인왕 타이틀에 부담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인이 부담을 갖는다면 2년차 징크스를 겪을 수도 있다. 잘 극복해서 타이거즈의 레전드가 됐으면 한다. 아니면 타이거즈를 통해 메이저리그로 나갈 수도 있다. 앞으로 더 좋은 쪽으로 발전한다면 류현진처럼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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